鐵꽃·알루미늄 우주…‘자연’ 이 된 금속

  • 문화일보
  • 입력 2011-11-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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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철선이 중심에서 바깥으로 벗어나가며 꽃처럼 둥글게 확산된다. 가공한 알루미늄 소재의 관 끝은 뾰족한 침, 둥근 봉이나 관악기처럼 나팔 모양의 또 다른 부품과 연결돼 있다.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의 금속 재질로 이뤄진 작품에선 나지막하게 기계음이 흘러나온다.

알루미늄, 철 등 금속 소재의 설치작품에 소리가 더해진 특유의 사운드조각, 사운드조각설치를 펼쳐온 김병호(37)씨. 그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12월18일까지 열리는 ‘어 시스템(A System)’전을 통해 보다 기하학적으로 확장된 신작 6점을 선보인다. 신작은 간결하게 꽃, 새, 자궁 등 자연 이미지에 다가선다. 금속 소재의 색이 한결 투명하고 가벼워졌고, 구체적인 형태 대신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지는 기하학적 이미지들이 돋보인다.

작품 ‘소프트 크래시(Soft Crash)’의 경우, 알루미늄 튜브는 가늘고 길죽하며 구부러지기 쉽지만 1006개가 한데 어울려 만개한 꽃이나 확장하는 우주처럼 강한 에너지를 담아낸다. 끝이 나팔 모양인 304개의 노란색 알루미늄 튜브로 구성된 ‘래디알 이럽션(Radial Eruption)’은 중앙에서 밖으로 확장되는 듯한 노란 튜브 다발들이 소용돌이나 나팔꽃처럼 시각적 일렁임을 전한다.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은 작가가 전자부품들을 전자기판에 집적해 전기적 진동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생성된 소리다. 작가는 부품을 설계한 뒤 공업적으로 대량생산된 부품들을 조립하는 등 산업제품 같은 작업과정 속에 동시대 사회구조를 담아낸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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