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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1년 11월 30일(水)
千年의 잠에서 깨어나는 한국인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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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열/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동아시아문명학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지는 21세기 과학기술의 시대를 맞아 새삼 ‘기술’이라는 용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들은 그 단어에 내포된 제한적인 의미를 뛰어넘어 행동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술은 일반적으로는 전자산업 부품의 디자인과 제작을 위한 적용 기술을, 보다 좁게는 기계공학, 에너지 생성, 생명공학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환경 문제 및 고령화 등 사회의 격변은 새롭고 참신한 해결책을 위해 기술의 정의를 확장시키도록 우리에게 압력을 가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최초 생성 당시의 사고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기술 또한 한 차원 더 높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 용어의 본뜻을 생각해 보자. 기술은 솜씨 또는 공예 등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테크네(techne)’에서 파생됐다. 오늘의 해석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져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한국의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정확히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과거 천년(千年) 동안의 놀라운 기술적 전통과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어떠한 기술이 일깨워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의 자랑인 태권도는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태권도의 물리치료 중 특정 기술은 의료시술 및 식품 보조제들과 결합돼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다. 신진대사에 정신적 평화와 안정감을 주는 태권도의 뛰어난 기능은 특히 고령화사회의 건강 증진을 위해 다른 의약품과 결합될 수 있는 하나의 기술로 진지하게 연구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의 가장 위대한 숨겨진 보물이 있으니, 한의(韓醫)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서야 이러한 분야들이 의료기술의 잠재적 ‘금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 중국 및 일본과 그 요소를 공유하고는 있지만 자국만의 비법을 유지하고 있는 ‘복합 침술’이라는 전통을 포함, 그들만의 정교한 의학 기술을 가지고 있다. 만성 질병에 대한 한국의 전통적인 동종 요법 및 한방치료 중 대부분은 아직 서양에서는 방증이 없다. 과학적 분석이 지속됨에 따라 보다 많은 사실이 틀림없이 발견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전통가옥 및 농가에서 찾을 수 있는 뛰어난 일상 기술이 있다. 한국은 조선시대에 정교한 관개(灌漑) 시스템과 유기농업 기술 등을 개발했었지만 이들은 모두 다 잊히고 말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최대의 영양을 확보할 수 있는 전통적 조리법도 있었다. 또한 효율성이 높은 온돌 난방 시스템을 갖춘 한국의 전통가옥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모든 면에서 생태마을이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한옥 마을의 구조는 현대의 건설업에 활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빼어난 아름다움과 효율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또 오늘의 사회에 접목되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직물·목공예·도예·가구 등으로부터 나온 전통 디자인 및 무늬의 활용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아직 한국의 전통적 패턴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한국식 캐비닛과 책상을 들여놓은 사무실 등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한국이 이러한 시도를 시작한다면 전 세계적인 한류(韓流)가 될 것이다. 칠기 및 목공 기술이 다시금 한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현대화라는 무한 추구로 인해 간과돼 버린, 잃어버린 기술은 참으로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과거를 뒤돌아보며 한국의 문화적 강점을 뒷받침해 주는 숨겨진 기술들을 발견해야 한다. ‘기술’의 정의를 확장함으로써 한국은 자국의 뛰어난 전통을 십분 활용할 수 있고, 또한 한국이 세계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를 더욱 넓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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