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조지 클루니… 나눔으로 세상을 바꾼 유쾌한 그들

자선으로 리드하라 / 이미숙 지음 / 김영사

2010년 6월 세계 기부 역사에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의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주도한 기부서약운동 ‘기빙플레지’가 시작된 것이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재산의 절반가량을 생전 또는 사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이 서약 운동은 출범 1년 반 만에 전세계 69명의 슈퍼부자들이 기부서약에 동참하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억만장자 403명의 10%가 넘는 수치로 기부서약 금액은 2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저자는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몸소 겪은 기부문화를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자선과 나눔 사례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한다.

‘존경받는 부자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자선의 선구자가 된 인물부터 최근 활발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들까지, 각 개인과 재단의 자선활동, 그 목적과 그들의 선행이 불러온 사회적 파장 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자선 대통령이 된 빌 클린턴과 스타 파워를 활용해 수단 문제를 해결한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스토리로 세상을 바꾸는 영화제작계의 슈퍼맨 제프 스콜, 정치 한계를 자선으로 극복한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까지 자선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유쾌한 부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부 1세대라 불리는 카네기와 록펠러의 뒤를 이은 2세대의 등장, 그리고 정치인부터 사업가, 화려한 삶만 추구하며 살 것 같은 대중스타들의 자선활동 등을 다채롭게 담은 책은 살아있는 기부의 역사서로 다가온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회장 멜린다 게이츠는 자선사업의 이유를 ‘책임’과 ‘열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들 부자의 궁극적 귀결점은 ‘자선을 통한 사회변화’다.

1부는 사람들이 왜 자선과 기부에 참여하는지, 나눔이 왜 글로벌 현상이 됐는지를 탐색한다. 2부는 삶 속에서 자선의 가치를 발견해 나눔운동에 나선 리더들의 얘기다. 3부는 돈을 기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더 가치있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슈퍼 거부들의 생활상이다. 4부는 미국 자선의 오랜 전통을 만들어온 자선단체들의 역사와 더불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일가의 대를 이은 자선, 삼성꿈장학재단과 관정이종환장학재단 사례 등이 소개된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