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허브될까… 남미 답습할까…

아시아 미래 대예측 / 아시아개발은행 지음, 박신현·위선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아시아는 세계에서 급성장하는 지역이면서, 절대 빈곤층 다수가 사는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제조와 정보기술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는 한편, 문맹률과 실직률이 높은 지역이다. 몇몇 국가에서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선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역설적인 아시아 특유의 상황은 이 지역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의 미래에 대한 예측도 명암이 엇갈린다.

지난 30년간 고속성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시아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아시아의 부상, ‘아시아 세기’의 도래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21세기 중반쯤 아시아는 전반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동시에 전 세계의 생산과 무역, 투자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반면에 급성장하는 신흥중진국들이 5~10년 안에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고 중하위 차세대 성장국의 상황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난 30년간 라틴아메리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제기된다. 잘못된 거시경제, 방만한 금융 부분에 대한 느슨한 감독, 각종 분쟁과 기후 변화, 자연재해, 인구구조의 변화, 취약한 국정 운영 등의 결과로 아시아의 성장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 예측이 그것이다.

아시아지역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은 이 책에서 미래 ‘아시아의 세기’를 위한 아시아의 도전과제와 그 해결방법을 제안한다.

낙관적인 미래 예측에 따르면 40년 후인 2050년쯤 아시아의 1인당 소득이 8배 정도 늘어나 현재 유럽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 전 세계 국내 총생산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현재보다 곱절 늘어나 52%를 차지하는 등 지배적인 경제 위상도 예고된다.

이 책은 아시아세기의 실현에 앞서 정치·경제적으로 해결돼야 될 위기와 도전과제들을 일깨운다. 국가 내 불평등이 확대되면 사회의 결속력과 안정이 깨질 수 있고, 국가 간의 심각한 소득격차도 아시아지역의 안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잘못된 국정운영과 취약한 제도 기반 등도 아시아 지역의 문제로 제기된다.

대부분의 아시아국가에 해당하는 장기적인 과제와 별도로 아시아국가들을 고소득선진국, 고성장신흥중진국, 중하위차세대성장국으로 나누고 세 그룹별로 제기한 우선순위 과제도 눈길을 끈다.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 브루나이,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대만 등과 함께 고소득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이 그룹의 우선과제로 과학 기술분야의 획기적 발전, 경제적 고성장 및 사회 안녕의 증진을 위한 노력 등이 지목된다. 아시아국가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강한 정치적 리더십과 더불어, 주요 경제국 간의 상호 신뢰 및 국정 운영방식의 현대화와 제도 개혁에 대한 아시아 지도자들의 의지와 역량도 요구되고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