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 획정’ 꼼수… 첫 의원300명 시대?

여야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구성될 19대 국회에서 의원 정수(定數)를 300인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은 최근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면서 7월 특별자치시로 출범하는 세종시 선거구를 특별 신설, 의석 수를 한 석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회의원 정수는 현행 299석에서 300석이 된다. 만약 이 안이 합의돼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숫자가 최다인 300석이 된다.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주성영 새누리당·박기춘 민주당 간사는 “세종시는 특별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며 “300석으로 의석을 늘리는 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세종시는 현재 인구가 국회의원 선거구 하한선인 10만3469명에 미치지 못하나 7월 출범 이후 인구 유입, 행정수도 대표성 등을 고려해 선거구 신설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야의 의견이 모아졌다.

세종시 의석을 신설하면서 의원 정수 증원 얘기가 나오는 것은 기존 지역구의 통폐합에 대한 여야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현재 세종시 선거구 신설과 함께 경기 파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각각 분구하기로 합의했으나 통폐합 대상 지역구는 정하지 못해 선거구 획정안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선거구 의원과 출마자들이 강하게 반발해 지도부에서도 통폐합 지역구를 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의 지역구를 하나씩만 줄여 지역구 의석을 하나 늘리자는 안이 나오고 있다.

신율(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세종시 선거구를 신설하면서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늘리는 것은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을 없애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전형적인 ‘꼼수’”라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