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신성장’ 두 토끼 잡는다

사회복지 실현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서울시의 경제정책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사회투자기금과 모태펀드 조성을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이 제도들이 현실화되면 서민경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면서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박원순식 경제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00억원대 사회투자기금 7월 시작=소외계층, 청년 벤처사업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을 지원,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회투자기금이 늦어도 오는 7월 공식 출범한다고 시는 23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4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관련 조례안을 제출, 통과시킨 후 기금 운영 주체를 정할 계획이다. 현재 조례안은 실무 차원에서 초안이 마련된 상태다. 기금 운영 주체의 경우 서울신용보증재단과 같은 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으로 할지, 아니면 제3의 법인을 설립할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일단 올해 상반기(1∼6월)에 준비해 하반기에 본격 출범시킬 계획이지만 박 시장이 조금 더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상태여서 출범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매년 1000억원씩 향후 3년간 3000억원의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 후에는 사회투자기금 조성에 드는 재원을 시와 민간이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해 마련할 재원 1000억원 중 시가 부담할 부분은 500억원으로 일반회계에서 200억원, 특별회계 등 나머지 부분에서 300억원이 조성된다.

◆1조원대 모태펀드 조성 방안도 검토 중=시는 신성장동력 사업의 재원 마련을 위해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태펀드 조성 타당성 등을 분석하기 위해 오는 3월5일까지 ‘모태펀드 형태의 서울형 신성장동력 희망펀드 조성방안’ 연구 용역을 공모한다. 모태펀드란 사실상 개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드머니를 시가 나서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연구 용역을 통해 모태펀드 조성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하반기 중에는 펀드 조성 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는 모태펀드의 규모가 1조원이나 되는 등 규모가 너무 커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에 구체적인 운영 방향을 세우는 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성장동력 사업에는 금융·관광·정보기술(IT)융합·바이오 메디컬·녹색산업·디자인·패션 등이 포함된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