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후진타오 직접 ‘北 로켓 우려’ 표명… 中 정부 행동 나설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中 바라보는 韓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바라보고 있다.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의 ‘광명성 3호’ 발사와 관련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의 기존 반응과 같은 것이긴 하지만 국가주석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후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북한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중지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날 후 주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 외교부가 보여준 태도와 같은 것이긴 하지만 국가 대표자가 외국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만큼 중국 정부의 조치를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6일 오전까지 중국 주요 언론들은 미사일 발사에 나선 북한에 대해 비평을 하는 데 인색한 모습이어서 중국의 원론적인 입장 재확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신화왕(新華網)은 26일 후 주석의 서울 도착을 알리는 동정기사와 북한의 김정일 사망 100일 추도식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 보도는 하지 않았다. 앞서 신화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로 북한 위성 발사 문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보도했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역시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후 주석이 서울에 도착, 중국의 주장을 할 것’이라는 기사를 머리기사로 올렸지만 내용은 주로 후 주석의 동정에 그쳤다.

런민르바오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핵안보정상회의 관련 후 주석의 동정기사 외 북핵 기사를 실었지만 중국 입장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의 우려와 이에 북한이 반발한다는 각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의 기사였다.

반 관영 언론매체인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도 이날 주요 기사 목록에 후 주석의 핵안보정상회의 참여 소식과 북한의 김정일 사망 100일 추도식 기사를 보도했을 뿐, 중국 입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의 뉴스포털사이트 시나닷컴 등 주요 뉴스포털 역시 핵안보정상회의와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일본 등의 우려 입장을 전했지만 정작 중국 자체의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