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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8월 17일(金)
명품지갑 사는 속마음을 엿보다
심리학자 황상민의 한국인 소비심리 분석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대통령과 루이비통 / 황상민 지음 / 들녘

“아침 7시, 이선균이 선택한 ‘과학적인’침대에서 일어나 김태희처럼 냉장고문을 열고 송중기가 마시는 우유를 꺼낸다. 한가인의 세탁기가 빨아준 셔츠를 입고 아이유가 강추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 출근하면 하정우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시작한다.”

상품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 일상의 소비행위가 이 정도다. 왜 연예인의 소비를 따라하는데 열광할까. ‘스타’ 또는 ‘연예인’의 소비는 바로 ‘돈’을 상징한다. 그들이 소비하는 물건은 곧 특별한 것이 된다. 이것이 한국인의 소비심리에 들어있다.

논쟁적인 글과 논평으로 자신도 유명인 반열에 올라선 황상민(심리학) 연세대 교수가 한국인의 소비심리를 분석한 ‘대통령과 루이비통’을 내놓았다.

그가 펼치는 소비심리 분석은 단순히 돈 쓰는 행위의 나열이 아니다. 그 사람의 속마음, 진짜 마음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사버리는 충동,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선 상품을 구매하는 대담한 용기의 저변에는 상품 자체의 쓸모 보다 ‘특별한 그 무엇’을 소비하는 심리가 내재돼 있다.

소비는 곧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그 욕구는 더 크고 다양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욕망의 블랙홀’에 빠지게 만든다.

그런면에서 ‘선거’도 소비행위의 하나다. “시장에 나온 상품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것을 선택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기대하는 선거가 그렇게 바람직하게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특정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것과 백화점에서 명품 지갑을 사는 일을 비교해보자.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물으면 누구나 “당연히 대통령 선거”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대통령 후보를 고르는데 들이는 노력 보다는, 명품 지갑을 고르는데 들이는 노력이 훨씬 크다. 대통령 선거도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소비심리의 입장에서 보면 명품지갑을 사는 것보다 덜 중요할 수 있는 것이다. 선거나 소비행위나 똑같이 개개인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담았다. 단순히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행위로만 인식됐던 소비에 선거와 소통 등 다양한 행위를 포함시키며 새롭게 정의한다.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과연 ‘바람직한 소비’란 가능한 것일까.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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