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코무덤’ 400여년 방치… 조속히 반환을”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조선인들의 코를 잘라서 일본 전범들에게 전리품으로 바친 후 만든 코무덤(비총·鼻塚)이 한국인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어 조속히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북지역 교수들이 주축인 사단법인 나라사랑연구회의 성기중(경일대 행정학과 교수) 이사장은 29일 “임진왜란 당시 희생당한 조선 군인들과 양민 20여만 명(추정)의 코무덤이 우리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400여 년 동안 일본 곳곳에 방치되고, 심지어 관광지화되고 있다”며 “세계 역사상 가장 잔인한 한국인의 코무덤 문제에 대해 반환운동에 나서는 한편,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 이사장에 따르면 조선인 코무덤은 일본의 교토(京都)시, 쓰야마(津山)시, 비젠(備前)시 등에 존재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信秀吉)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조선인들의 코를 전공(전리품)의 기준으로 삼아 왜군들이 전공을 쌓기 위해 조선인 코를 베어 본국으로 돌아간 후 조성이 됐다.

특히 일본은 코무덤을 전공 선전용으로 알리면서 지방문화재로 등록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신으로 섬기는 토요쿠니(豊國)신사 앞에 교묘히 조성한 뒤 그의 공적을 과시하면서 관광지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 이사장은 “국난 극복을 위해 희생된 선조들의 인권을 소중히 여겨 하루 속히 대응책을 강구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코무덤 반환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와 외교통상부 등에 코무덤 연구전담팀을 신설해 해결책을 모색한 뒤 코무덤을 국내 안장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 이사장은 30일 경북 경산시 대동 영남대에서 열리는 ‘글로벌 시대 나라사랑을 위한 방안 모색’ 학술세미나에서 ‘일본에 조성된 조선인 코무덤에 대한 대책’에 관해 주제발표를 한다.

경산=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