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마리나산업 뜬다는데… 항구 주변 주목을

우리나라는 해안선이 긴 나라이지만 바다와 섬에 대한 차별이 오래도록 지속됐고, 항만과 항구 관련 규제도 가장 심한 국가입니다. 3면이 바다이고 분단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조건을 감안하면 의아할 정도이지요. 그래서 마리나(항만·항구)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마리나는 요트, 모터보트 등의 선박을 위한 넓은 의미의 항만이자 항구, 방파제, 계류시설은 물론 이용자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호텔, 쇼핑센터, 위락시설과 녹지공간 등을 말합니다. 포괄적 의미로 따지자면 국가 발전의 동력이지요. 이런 마리나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지요.

정부가 크고 작은 항만·항구 주변에 대한 규제(마리나 규제)풀기에 나섰습니다. 당장 항만을 지을 때 주택·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공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이르면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지요. 고용과 소득 창출 효과가 큰 마리나 산업에 민자를 대거 유치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한 것입니다. 마리나 산업 민간투자자에 건설사업자, 부동산신탁회사, 토지소유자 외에 부동산투자회사법에 의해 설립된 부동산투자회사를 추가해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지요. 당장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7000억 원 규모의 오션 마리나 시티 사업도 승인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리나역(驛) 지역’으로 강원 속초와 경남 울진 후포, 경남 통영, 전남 완도 등 4곳을 선정했습니다. 마리나역은 장거리를 다니는 요트가 연료를 넣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중간역을 말하지요. 국토부는 2015년까지 동북아의 요트·마리나 허브 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요트·보트를 2만2000여 척으로 늘리고,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마리나항도 35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지요. 이렇게 되면 3만 명의 일자리와 2조1000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리나 산업 육성과 발전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항구의 리모델링이 불가피하고 새로운 항만과 배후단지, 주거, 오피스 시설을 건설하게 되겠지요. 특히 당장 올해 말부터 마리나 규제가 속속 풀리면 전국 항구나 항만 주변 부동산은 서서히 기지개를 켤 것입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마리나 산업은 급성장합니다. 특히 한국 마리나 산업은 이제 시작이고, 향후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리나 산업 규제 해제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에 따라 마리나 산업이 활성화되기 전에 선점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동산은 초기투자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전국 소규모 항구 주변에 대한 투자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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