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공약 차별화 안되면 단일화는 ‘인기투표’전락”

  • 문화일보
  • 입력 2012-11-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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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 공약들이 서로 비슷해 차별화가 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들은 “감성에 의한 인기투표 혹은 이미지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핵심적인 ‘한 방 공약’ 혹은 차별적인 ‘메가 공약’이 없을 경우 집권을 하더라도 마스터 플랜에 의한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1일 내놓은 종합정책공약과 관련, “판박이라 할 만큼 유사한 공약이 많아 정책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기가 대략 난감하게 돼 있다”면서 “이 경우 필연적으로 인기투표 식으로 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 후보들이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수요자인 국민들이 판단을 할 때 정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공급자인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정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책 대결이 안 되면 이미지라는 감성적인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국가의 리더를 뽑는 대선이 인기투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 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내놓은 ‘기타 치는 대통령’ 동영상 등이 감성정치의 좋은 예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성장 문제 등 대형 마스터 플랜에 기초한 핵심 공약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집권을 할 경우 지킬 공약이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국정운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겠다는 시스템이 작동 안 되는 것으로 정치실패 현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요 재원을 객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정인교(경제학) 인하대 교수는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요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거냐’를 제시해 현실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후보들은 다음에 내놓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양승함(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도 “대선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약의 재원이 되는 세금 문제인데 이 같은 핵심적인 사안은 별로 구체적이지 않다”며 “전체적으로 공약들이 미처 준비가 잘 안 됐고 급조하거나 즉흥적으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등 야권 후보들의 후보단일화 문제로 인한 ‘베끼기’, ‘판박이’ 등의 지나친 공약 경쟁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정 교수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공약으로 서로 경쟁하려는 생각에 좀 무리한 공약들이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경쟁하면서 국민에 대한 약속인 공약에까지 이를 반영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양 교수도 “공약을 보고 지지를 한 야권 후보 중 한 사람이 후보가 안 될 경우 그 사람은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를 해야 하느냐”며 “이럴 경우 정책을 통한 판단이 안 되고 인기도나 네거티브 공세 등을 보면서 판단할 수밖에 없어 정책선거가 힘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선종·김동하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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