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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11월 15일(木)
세계석학들 ‘공자의 수염’을 잡고 흔들다
한중硏·한국학술協 초청 강연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중국에서 제작된 공자의 초상화나 청동상 등에는 어김없이 나이와 지혜의 상징인 수염이 묘사돼 있다.
중국 철학(유학)과 역사학의 권위자인 서구와 동아시아의 석학들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정정길·한중연)의 ‘2012년도 제1회 해외 우수학자 초청 집중강좌’에 초청받은 버나드 퓨어러(52)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중국학 교수와 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이태수)가 주관하는 ‘2012 제14회 석학연속강좌’에 초빙받은 천라이(陳來·60) 중국 칭화(淸華)대 국학연구원장·거자오광(葛兆光·62) 푸단(復旦)대 문사연구원장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15일부터 23일까지 일반인 대상 공개강연 등을 펼칠 예정이다.

◆‘공자(孔子)는 수염이 있었을까?’ = 퓨어러 교수가 2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 5층 메리골드홀에서 여는 대중 강연의 주제다. ‘논어’와 ‘맹자’ 등 고대 유가 경전과 주석의 꼼꼼한 해독을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유학전통이 다양하고 다층적으로 해석될 수 있었음을 보여준 그는 이번 대중 강연과 15일 오후 2시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및 20일 오후 4시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진행하는 전문가 대상 강연에서 경전의 ‘원래’ 의미를 추적하려는 시도를 버릴 것을 권유한다.

미리 배포된 대중 강연문에서 퓨어러 교수는 문헌의 ‘진짜’ 의미를 탐구하는 데 적용하는 객관적인 시각이 있다는 게 허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우리의 관심으로부터 문헌을 해석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가 공자의 진짜 모습과 후대에 만들어진 전통 사이의 간극을 대표하는 사례로 든 게 바로 공자의 수염이다. 공자에 대한 전통적, 그리고 현대적 묘사를 보면 얼굴에 수염이 풍성하다. 하지만 중국 산둥(山東) 지방의 가족 사당에 있는 2세기 중반 공자와 ‘도덕경’의 저자 노자(老子)의 만남을 묘사한 벽화를 보면 두 명 모두 수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당은 황허(黃河)의 범람으로 잠겼다가 1786년 재발견됐다.

공자의 9대손이 편집했다고 하는 ‘공총자(孔叢子)’에도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제나라 군주에게 할아버지의 용모를 묘사하며 “우리 선조는 수염과 눈썹이 없었다. 이 세상의 왕과 제후들은 이를 그들이 그에게 보이는 존경을 덜어내는 이유로 결코 삼지 않았다(先君生無鬚眉 天下王侯不以此損其敬)”고 말한 기록이 나온다.

하지만 8세기 전반 당나라 화가가 나이와 지혜의 상징으로 공자의 수염을 그린 이후 이는 주류 전통이 돼 청나라 때 연회에서 한 손님이 공자를 수염없이 그렸다는 이유로 학자들에게 조롱받은 이야기가 전할 정도가 됐다.

◆‘상상의 공동체’가 아닌, 실제적인 문화공동체가 형성된 중국 송대(宋代) = 중국 역사학계를 대표하는 학자인 거 교수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공개강연에서 개별국가의 정체성이 강한 한·중·일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역사를 살펴본 뒤 서구처럼 국가를 초월하는 공동체가 형성되기 어려운 동아시아의 상황을 지적할 예정이다.

그는 사전에 배포된 ‘중국의 역사적 형성과 그 정체성의 문제점’이란 주제의 발표문에서 20세기 후반 들어 제기된 ▲지역연구 ▲아시아연구 ▲대만의 동심원 이론 ▲몽골시대사와 신청사 연구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 등 역사상 정치적·문화적 동일성을 가진 ‘중국’이라고 하는 국가의 실체를 의심하게 만든 이론과 개념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서구 근대 민족국가 개념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거 교수는 다수의 역사학자들이 중국사에서 근세로 간주하는 송대에 중국은 국제환경·영토변경·무역경제·국민의 일체감이라는 측면에서 초보적인 국가 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한다.

또 이에 발맞춰 송대 이후 조선과 일본, 안남(베트남) 등 주변 국가에서도 ‘자국중심’의 경향이 나타났다.

거 교수는 “송·원대 이후 한·중·일 3국은 점차 멀어져 갔으며 특히 16∼17세기 이후 그 차이가 더욱 커져 정치·경제·문화의 진행 과정 및 결과 역시 상당히 달라졌다”고 역설한다.

15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 문명의 철학적 기초’를 주제로 발표할 천 교수는 하늘과 땅, 사람과 만물을 연관된 전체로 여기는 중국의 연관성(關聯) 사유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진행한다.

한편, 성균관대 유학대와 유교문화연구소가 16, 17일 이틀간 교내 다산경제관에서 개최하는 ‘유교문화권 6개국(C6) 국제공동학술회의’에도 리후이제(黎輝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판차오양(潘朝陽) 국립대만사범대 교수, 응우옌 타이 동 베트남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박사 등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유교 연구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유교 르네상스’를 주제로 한 이번 국제학술회의를 계기로 한·중(홍콩 포함)·일·대만·싱가포르·베트남 등 6개국 유교관련 연구기관들이 연대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도 구축될 예정이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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