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시집’ 부활하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R’ 출간

  • 문화일보
  • 입력 2012-12-11 14:21
프린트
지난해 10월 400호를 출간, 화제가 됐던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새로운 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 R’를 선보였다. 최근 출간된 ‘문학과지성 시인선 R’ 1∼4권은 이성복의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유하의 ‘무림일기’, 황병승의 ‘여장남자 시코쿠’, 김경주의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등. 모두 출간 당시 시단 안팎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시집들이다. 이처럼 기존에 출간됐던 시집 중 특별히 복간(Reissue)된 시집들은 단순히 반복(Repetition)이 아니라 부활(Resurrection)의 의미를 띠고 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다.

문학과지성사의 이근혜 편집부장은 “절판이나 품절 등으로 인해 시중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시집 중 문학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시집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한국 시사(詩史)에서 중요한 시집들을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시리즈 R’는 앞으로 20권 정도 발간될 예정이다.

‘R 시리즈’ 1번으로 나온 이성복 시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은 지난 2003년 첫 출간(열림원) 후 10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시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외국 시를 인용하고, 이에 대한 시인의 단상을 기록한 시편들에서 시인의 또 다른 상념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에선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중에서 한 대목, “오, 이것은 존재치 않는 짐승./ 사람들은 알지 못했으면서도 그것을 사랑했다”를 인용했다. 이어 시인은 “무심코 지나가는 말이거나 심심풀이로 해본 말, 우리가 말하기 전에 말은 제 빛깔과 소리를 지니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영화감독 유하의 첫 시집 ‘무림일기’는 1980년대 말, 통속적인 것들의 문화적 의미를 밝히고 반성하는 ‘키치 소비자 겸 반성자’로서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한 시들로 가득하다. 또 황병승의 첫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는 욕망과 충동 앞에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시편들을 담고 있다. 그의 시어와 화법은 당시 문단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김경주의 첫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역시 2000년대 한국 시단에 충격을 안긴 하나의 사건이었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