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예술 자체만의 예술은 존재했던 적이 없었다

문화와 미술 / 박일호 지음 / 미진사

비디오, 컴퓨터 같은 신매체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삶이 달라졌고, 미술도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표현수단을 더 갖게 됐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미술품을 통한 예술 경험의 영역이 커진 것이다. 미술 자체가 변했다기보다 미술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이 더 풍부해졌다.

“미술 작품은 삶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형적 형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조형언어다.”

2008년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전시총감독을 역임한 저자는 역사의 흐름, 그에 따른 미술의 변화상을 정리한다. 사회 문화적 환경의 변화, 문화사의 관점에서 기록한 서양미술사다.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해 온 적은 없었다. 예술은 사회 종교 도덕 과학기술 등 다른 영역과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요소를 끌어들이기도 하고 배척하기도 하면서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그 자체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대전시립미술관장 출신으로 대학에 재직 중인 저자는 전시 기획, 강의 경험 및 문화이론 등 학문 연구를 토대로 미술사를 ‘문화와 미술’의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원시미술부터 첨단 현대미술까지 시대별로 문화의 흐름에 따른 미술 양식과 그 성격을 살펴보고, 당대의 미술 작가와 작품에 다가선다. 미술 이론서가 자칫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자는 흥미로운 일화를 인용하며 일반인도 다가서기 쉽도록 이야기식으로 풀어낸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