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人 국적세탁 허위 난민신청 알선

파키스탄인을 비자 발급이 쉬운 아프가니스탄인으로 국적 세탁해 입국시킨 후 허위로 난민 신청까지 알선한 브로커 등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파키스탄인들의 여권을 위조해 아프가니스탄인으로 국적을 세탁시킨 후 난민 신청까지 알선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로 파키스탄 귀화인 출신 나모(37) 씨와 나 씨의 알선을 받고 국적을 세탁한 파키스탄인 Q(30)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또 Q 씨 등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위로 초청장을 써준 사업가 박모(66)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 씨는 Q 씨 등 파키스탄인 3명의 여권을 위조해 아프가니스탄인으로 국적 세탁해 입국시킨 뒤 가짜 난민 신청까지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Q 씨 등은 나 씨가 마련한 가짜 서류로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2010년 10월부터 2011년 7월 사이에 국내로 입국했고 섬유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박 씨는 가짜 초청장을 발급해 Q 씨 등의 입국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나 씨는 초청장 발급과 난민 신청 등을 대행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70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Q 씨 등은 입국 후 장기 체류를 목적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당한 사실이 있고 탈레반 훈련을 거부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거짓 내용으로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조사 결과 지난 2004년 파키스탄인 근로자로 입국한 뒤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나 씨는 국내에 입국하고 싶지만 비자발급이 쉽지 않은 파키스탄인들의 사정을 잘 알고 고향 지인들인 Q 씨 등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여권위조 브로커 검거를 위해 인터폴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허위 초청 알선 형식으로 외국인들을 불법 입국시키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중”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