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하스, 소니오픈 테니스 4강 진출

토미 하스(18위·독일)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16만9090달러) 4강에 진출했다.

하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질 시몽(13위·프랑스)을 2―0(6―3 6―1)으로 물리쳤다. 하스는 1978년 3월생으로 올해 35세 노장이다.

30세만 넘어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ATP 투어에서 하스의 분전은 돋보인다. 그는 27일에는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역시 2―0(6―2 6―4)으로 돌려세우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 가운데 하스와 나이가 같은 선수는 라덱 스테파넥(43위·체코) 한 명뿐이다. 하스보다 세 살이 어린 레이튼 휴이트(호주)도 이미 ‘노장’ 취급을 받으며 한때 세계 1위에서 지금은 세계랭킹 91위까지 밀려나 있다.

하스는 11년 전인 2002년 5월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그러나 이후 부모의 교통사고로 받은 정신적 충격과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2003년 8월에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03년 시즌이 끝났을 때는 그의 이름이 순위표에서 아예 사라지고 없었다. 2004년 2월 세계랭킹 1086위로 다시 이름을 올린 하스는 그해 7월 100위권 안으로 재진입했다. 이후 꾸준히 10~20위 사이를 오르내리던 그는 2010년 다시 골반 부위를 다쳐 1년 가까이 코트에 나오지 못했고 2011년 2월에는 다시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그를 다시 코트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하스는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ATP 투어 개리베버오픈 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게다가 지난해 초 200위대였던 순위도 18위로 회복했다. 특히 최근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는 조코비치를 꺾은 것은 올해 남자 테니스에서 최고의 이변으로 꼽힐 만하다.
하스는 “내 생애 최고의 승리 가운데 하나”라고 기뻐하며 “이렇게 큰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를 물리치는 것이 내가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스의 4강 상대는 자기보다 네 살이 어린 다비드 페레르(5위·스페인)다. 둘의 상대 전적에서는 페레르가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한편 함께 열리고 있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소니오픈 4강은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와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4위·폴란드), 마리야 샤랴포바(2위·러시아)와 옐레나 얀코비치(24위·세르비아)의 대결로 압축됐다.

최명식 기자 ms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