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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5월 24일(金)
‘다이내믹 차이나’ 60일 자전거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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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리장정 / 홍은택 지음 / 문학동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길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들의 눈에서 토끼의 경계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자전거의 힘이다. 자전거는 무력하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놓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자전거로 여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전거 여행은 사회과학 특히 문화인류학에서 쓰는 방법론인 참여관찰의 간이 버전 정도의 자격은 있는 것 같다.”

2005년 미국 대륙을 80일간 자전거로 횡단했던 저자(카카오 부사장)가 7년 만인 지난해 중국 상하이(上海)를 출발해 8대 고도(古都)를 연결하는 4800㎞의 여정을 다시 은륜으로 질주하며 느낀 자전거 여행에 대한 예찬이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2006) 등으로 인문여행서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줬던 저자는 중국 자전거 여행에 대한 안내서이자 중국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는 책에서 사람의 눈높이와 가장 비슷한 자전거 안장에 앉아 겪고 바라본 중국의 어제와 오늘, 도시와 농촌,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 서민)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서 워싱턴 특파원과 이라크전 종군기자 등으로 활동했던 저자는 미국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직후 중국 자전거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부터 염두에 뒀던 나라이자 시장경제를 도입한 이후 미국과 함께 21세기 양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변화상을 서방 언론이나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는 것. 하지만 워싱턴 특파원과 유학생으로 6년을 보낸 미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한 번도 생활해본 적이 없었던 저자가 중국 입문용으로 선택한 게 바로 8대 고도를 연결하는 코스였다.

중국 8대 고도는 장안(長安) 즉 시안(西安·왕도기간 1200년)과 베이징(北京·903년), 뤄양(洛陽·885년), 난징(南京·450년), 정저우(鄭州·381년), 카이펑(開封·366년), 안양(安陽·351년), 항저우(杭州·310년) 등이다. 크게 봐서 중원을 안에 품고 상하이와 시안, 베이징을 세 꼭짓점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노선을 정한 저자는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지난해 4월 비자가 허락하는 60일 동안의 만리장정(萬里長程)을 떠났다.

상하이 훙차오(虹橋) 국제공항에서 자전거를 조립할 때 청소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는 등 저자는 자신의 여행을 ‘중국 라오바이싱의 발견’이라고 표현할 만큼 여행기간 내내 이들의 환대와 도움을 받았다. 저자는 상하이 도로에서 교통법규가 지켜지지 않지만 무질서 중에도 질서가 있다는 걸 느끼고 1989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격렬한 정치토론이 오갔던 런민(人民) 광장이 각종 문화 편의 시설로 쪼개져 군중이 모일 수 없는 곳이 돼버린 현실 등을 목도한다. 농민공들의 실랑이를 보고 사회 안정을 염려하면서도 세계 3, 4위를 다투는 유럽과 비슷한 크기의 땅덩어리에 모여 사는 56개 민족, 14억 인민이 보여주는 강한 일체감에 주목한다. 자전거 기행의 형식에 깊이 있는 통찰을 더한 책은 급변하고 있는 중국 사회의 내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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