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8.24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5월 24일(金)
우주의 역사가 ‘하루’라면 인간 역사는 ‘1초’도 안돼
우주 규모 ‘137억년’ 설정… 자연과 인간 하나로 묶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시간의 지도-빅 히스토리 / 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 이근영 옮김 / 심산

우주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하면 인간이 지구에 등장한 역사는 1초에도 못 미친다. 24시간 중 숨어있는 23시간59분59초를 무시한 채 1초도 안 되는 시간을 역사라고 명명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다. 자연사와 인간의 역사를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묶은 ‘빅 히스토리’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을 주창한 영국 과학자 C P 스노 이래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횡단하는 대통합은 요즘의 메가트렌드가 됐다. 저자는 호주 매쿼리대 교수로 ‘빅 히스토리’의 창시자다. ‘빅 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거대사’다.

책은 우주의 시간 규모를 137억 년으로 잡고 연대표를 그려나간다.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함께 묶어 137억 년 전의 빅뱅부터 인류 현재까지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분야다. 과거의 모든 시간 규모를 담은 시간 지도를 그리겠다고 작정한 저자는 현대과학이 찾아낸 사실을 통합하는 일부터 착수했다. 저자는 “이 같은 현대과학의 총합과 통합은 과거의 전통적 창조 신화와 같은 힘과 풍부함을 갖는다”며 “현대적 꿈꾸기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늘 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들을 듣는 빌 게이츠는 우연히 저자의 강의를 들었다. 게이츠는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생태계를 역사에 포함시킨 이 강의를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를 ‘빅 히스토리’ 관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공부가 할 맛이 나고, 우리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체없이 움직였다. 마침 미국에 있었던 저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자기가 빅 히스토리를 전파하는 데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약 2년에 걸친 작업 끝에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팀은 미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빅 히스토리를 가르칠 수 있도록 교안, 동영상 강의, 관련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까지 지구상 생명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를 마치 별개의 이야기인 것처럼 다뤄왔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식물과 동물의 유해는 현대산업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석탄기의 암석과 거대한 화석 연료를 만들어냈다. 또한 인구와 기술변화도 사회적·정치적·군사적 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프랑스 혁명 이후부터 전 세계의 국가들은 그 이전의 시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방법들을 통해 신민들의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 대부분 산업 사회에서 인간 관계는 전체적으로 볼 때 덜 폭력적으로 됐다. 영국에서는 800년 전에 비해 살인율이 10분의 1에 불과하고, 300년 전에 비해서는 2분의 1에 불과하다.

저자는 송나라 시대에 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없었는가도 다양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력한 공물 징수 제도를 갖췄던 13세기 중국은 인도를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업분야를 갖게 됐다. 상업화와 혁신의 속도가 대단히 놀라웠지만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의 허브가 아닌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의 위치가 혁신의 전파를 느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역사를 지구적 규모에서 바라보는 통합적 시각은 우리가 처한 문제를 다양한 시간의 척도 안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별과 도시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흥미롭다.

“초기 우주에서는 중력이 원자구름을 모아 별과 은하를 만들었다. 우리는 흩어져 있던 농민들의 공동체가 일종의 사회적 중력을 통해서 어떻게 도시와 국가로 발전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 크고 더 조밀한 공동체로 모이게 되면서 서로 다른 집단 간의 접촉이 늘어났고 사회적 압력이 높아져 결국 별의 형성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도 새로운 구조가 갑자기 등장했다. 그에 따라 새로운 차원의 복잡성이 나타났다. 별과 마찬가지로 도시와 국가도 작은 대상들을 자신들의 중력장 안에서 재구성하고, 그것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했다.”

인구문제와 식량, 자원, 기후 문제 등 21세기에 인류가 처해있는 전 지구적 문제들은 하나의 학문으로 해결될 수 없고, 인류의 모든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구촌의 난제일수록 인문학적 지혜와 과학적 분석력을 결합해 하나둘씩 풀어가야 한다. 식량문제를 예를 들면 생화학, 철학, 인구학 등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현재의 문제가 아닌 20만 년 전의 인구 증가 이유와 과정을 알아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책을 읽어갈수록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동원해 역사의 좌표를 잡아나가는 저자의 역량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지소미아 파기 美이해’ 靑설명 사실아냐”
▶ 촛불 든 학생들 “조국, 교수자격도 의문”
▶ ‘韓남성이 日여성 욕설·폭행’ 영상 확산…경찰, 사실확인 ..
▶ 안재현, 파경과 함께 벼랑끝으로···‘신서유기’ 퇴출 위기
▶ 트럼프,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무슨 일 일어날지 지켜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mark‘韓남성이 日여성 욕설·폭행’ 영상 확산…경찰, 사실확인 나서
mark안재현, 파경과 함께 벼랑끝으로···‘신서유기’ 퇴출 위기
‘日여성 폭행’ 한국남성 조사받고 귀가…“폭행·모욕..
홍콩 주말집회 시민·경찰 충돌… 최루탄 다시 등장
화마에 스러진 3명의 목숨…전주 여인숙 방화 피의..
line
special news 류현진, 양키스전 홈런 3방에 7실점…ERA 2.00·..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두 경기 연속 멀티(한 경기 2개 이상) 홈런을 맞고 시즌 4패(12승)째를..

line
北미사일 정점고도 100㎞ 육박…‘신형무기’ 고각발..
트럼프, ‘北발사’에도 “북한과 좋은 관계…김정은 매..
한국당 ‘조국·지소미아·北발사체’ 맹공…“국론분열..
photo_news
‘등하굣길 버려진 리얼돌’ 사진 논란
photo_news
송유빈-김소희, 사생활 사진 유출에 열애설…..
line
[북리뷰]
illust
제복에서 양복으로… 시민까지 올라탄 ‘日 극우 물결’
[인터넷 유머]
mark아빠와 아들 mark대통령과 정신병원
topnew_title
number 루키 임희정, 하이원 여자오픈 3R도 독주…..
약 12광년 밖 적색왜성 주변서 지구급 외계..
촛불 든 학생들 “조국, 교수자격도 의문”
“‘지소미아 파기 美이해’ 靑설명 사실아냐”
“내가 살려고 부모 죽였다” 패륜 30대…무기..
hot_photo
피겨 위서영, 주니어그랑프리 총..
hot_photo
BJ 양팡, 부코페 참석···팬 극단적..
hot_photo
지구보다 나은 생명체 서식 조건..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