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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6월 19일(水)
섹시봉춤·핫팬츠… 걸그룹 ‘아찔한 하체’ 경쟁
속옷만 걸친 채 볼풀 풍덩, 감각적 하체 노출 극대화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달샤벳’
▲  ‘애프터스쿨’
▲  ‘나인뮤지스’
여성 솔로와 아이돌 그룹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미각(美脚) 전쟁’을 벌이며 선정성 경쟁에 무차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예쁜 다리를 보여주기 위해 하의는 팬티 길이만큼 짧아졌고, 다리를 이용한 현란한 안무는 더 깊어지고 다양해졌다.

‘섹시미’로 완전 무장한 이들 여성 가수들의 옷차림과 무대 퍼포먼스에 삼촌팬들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무언의 환호성을 보내지만, 이들의 모든 장면이 여과없이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대에게 시청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선정성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봉춤’을 차별화로 내세운 애프터스쿨은 최근 컴백 쇼케이스에서 야한 의상을 입고 쇠기둥에 몸을 밀착한 뒤 허리를 돌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장면은 지난 15일 MBC ‘음악 중심’과 13일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도 그대로 반복 재생됐다. 방송에선 일부 과한 장면을 편집했지만, 유튜브에선 ‘원본’을 여과없이 시청할 수 있다. 이들은 방송에서 이 춤을 6개월간 배우면서 “자신의 다리를 찾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년 만의 신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로 컴백한 씨스타도 길고 늘씬한 다리로 아찔한 섹시미를 과시한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란제리 패션쇼’를 방불케 할 만큼 형형색색의 짧고 야한 옷들이 줄기차게 공수되고, 긴 다리를 앞세운 다양한 퍼포먼스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9인조 걸그룹 나인뮤지스도 최근 내놓은 신곡 ‘와일드’ 뮤직비디오에서 매 장면들을 선정성으로 도배했다. 역시 핫팬츠로 다리를 앞세운 것은 물론이고, 입술 손톱 등 미세한 부분까지 타고 흐르는 감각적 색채미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이 뮤직비디오는 ‘19세 이하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걸그룹 달샤벳은 아예 대놓고 ‘다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신곡 제목도 ‘내 다리를 봐’이고, 공개된 앨범 표지는 섹시한 포즈로 높은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섯 소녀들의 다리다. 이어 공개된 사진들은 시선 처리가 민망할 정도다.

하얀 속옷만 걸친 채 볼풀 속에 빠져 다리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 모습들은 아찔함의 경계를 넘어선다. ‘넌 언제 진도 나갈 거니’ ‘취해도 집에 가고’ ‘너 남자 맞니 혹시 너 쑥스러운 거니’ 같은 신곡 가사도 도마에 올랐다.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가사는 SBS로부터 재심의를 받고 통과했다.

24일 예정된 걸스데이의 컴백 쇼케이스는 더 가관이다. 음악이 비교적 집중될 수 있는 내부가 아닌 몸매가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야외로 장소를 정했기 때문이다. 소속사 측은 “여름에 맞게 장소도 반얀트리 야외 수영장을 골랐다”며 “수영복에 가까운 옷차림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선정성 경쟁에 뛰어드는 건 걸그룹뿐이 아니다. 여성 솔로들도 앞다퉈 나선다. 투개월의 김예림은 그 특유의 질감있는 음악성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에서 팬티 차림의 의상으로 논란을 가중시켰다. 앞서 패션의 선두주자인 씨엘도 솔로곡 ‘나쁜 기집애’ 무대를 위해 하얀 팬티 차림의 의상을 입고 나와 “무대의상이라고 해도 너무 심했다” “멋있다” 등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가수들이 최근 ‘다리를 앞세운 하의 실종 패션’을 과감하게 선보이는 것은 두 가지 이유로 요약된다. 하나는 걸그룹의 변화 과정에서 ‘섹시미’가 드러나야 할 시점이라는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걸스데이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의 나상천 이사는 “걸그룹의 성장에는 귀여움에서 시작해 청순미를 거쳐 섹시미로 이어지는 과정이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걸그룹들도 감춰진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데, 궁극적인 미학은 섹시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나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성상품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올해 초 소녀시대가 신곡을 냈는데도, 반응이 밋밋한 것이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 됐다”며 “이는 역으로 얘기하면 걸그룹 시장이 불과 몇 년 사이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음악적으로 이슈를 장악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몸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여성 가수들이 ‘하의 실종 패션’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그는 “전통적으로 서양은 상체 노출에 관대하고, 동양은 하체 노출에 관대한 편”이라며 “2000년대 국내 섹시 가수들이 상·하의 실종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하체 노출에 집중하면서 노출의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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