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강화 법안도… “은행 경쟁력 강화 역행”

  • 문화일보
  • 입력 2013-06-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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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높인 지 4년 만에 기업 총수의 사금고화를 막겠다며 제자리로 되돌리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을 뿐더러 은행 경쟁력 강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금융권 안팎에서 우려를 내놓고 있다.

27일 국회와 금융권, 재계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산업자본의 은행자본 보유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는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개정안(금산분리강화법안)을 의결했다.

법안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등을 통과하면 앞으로 산업 자본은 은행 지분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는 2009년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보유한도를 4%에서 9%까지 늘렸다가 불과 4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린 것이다.

재계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2009년에도 금융위원회는 당시 허용된 산업 자본의 은행 주식 보유한도(4%)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매우 낮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기업 총수의 사금고화를 막겠다며 무리하게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은행지분 4%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산업자본은 없다. 규제를 강화해도 실익이 없는 셈이다. 따라서 기업 총수의 사금고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데도 정치권이 시류에 편승, 포퓰리즘식으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비난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가 비교적 강한 미국도 은행지분 소유한도가 25%로 우리나라보다 규제가 낮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시장지배력 확대나 경제력 집중에 대한 우려는 대기업 규제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금산분리 완화로 경쟁을 촉진시켜 시장 내 감시시스템과 분배 기능이 작동해 해결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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