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부터 마그리트까지… 벨기에 名畵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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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여행/ 최상운 지음 / 샘터

네로와 애견 파트라슈가 등장하는 동화 ‘플란더스의 개’의 플란더스는 현재 벨기에의 북쪽인 플랑드르의 영어식 표기다. 추운 겨울날 어린 네로는 루벤스의 그림을 바라보며 숨을 거둔다. 그 동화의 무대가 바로 현재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 서양미술사의 한 장을 장식하며 유럽 미술을 이끈 플랑드르다.

17세기 플랑드르 회화의 거장 루벤스의 도시인 안트베르펜을 비롯해 브루게, 겐트, 브뤼셀 등 벨기에의 4개 도시를 미술품을 중심으로 다가선다. 15∼20세기 플랑드르 출신 화가들이 발표한 명화를 주목하는 벨기에로의 그림여행이다. 루벤스부터 마그리트까지, 플랑드르의 대표작가와 플랑드르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명작 및 옛 도시의 정취를 안고 있는 도시사진까지 볼거리도 다양하다.

동화 속에서 네로와 애견이 바라보던 ‘그 그림’, 루벤스의 17세기 초 작품 ‘십자가에 내려지는 그리스도’와 그보다 앞서 제작된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는 안트베르펜 노트르담성당에 있다. 고풍스러운 도시에서 루벤스의 ‘추위에 떠는 비너스’, 얀 브뤼헐 부자(父子)의 꽃정물화 풍속화도 만날 수 있다.

중세유럽의 대도시였던 겐트에선 도심 성바봉성당과 미술관에서 과거와 오늘을 오가며 명화이야기가 펼쳐진다. 얀 반 에이크의 15세기 걸작 ‘신비한 어린 양의 제단화’와 16세기 초 보쉬의 ‘기도하는 성 제롬’ 및 근현대미술가 제임스 앙소르, 폴 델보의 작품도 등장한다.

운하가 도시를 에워싸고 있는 도시, 레이스 초콜릿으로 유명한 브루게의 그뢰닝게·멤링미술관에는 15세기 거장 얀 반 에이크, 한스 멤링, 휴고 반 데어 구스, 헤라르트 다비트, 얀 프로보스트의 명작이 소장돼 있다. 또 80여 개의 미술관이 밀집해 있는 브뤼셀의 왕립미술관에선 15세기 초기 플랑드르 회화부터 19·20세기 화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이 책에는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가 브뤼셀의 마그리트미술관을 중심으로 비중 있게 다뤄진다. 낮과 밤이 공존하는 ‘빛의 제국’, 푸른 하늘과 구름으로 이뤄진 새그림 ‘귀환’ 등 국내서도 인지도 높은 마그리트의 작품이 책 마지막 장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