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規制 지뢰밭’에서 서비스산업 살리기는 緣木求魚

  • 문화일보
  • 입력 2014-02-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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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을 옥죄는 규제(規制)가 제조업의 10배가 넘을 만큼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일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를 분석한 결과 서비스 분야에만 적용되는 규제는 3601건으로 제조업 338건의 10.6배에 달했다. 그런 규제의 절반 가량은 박근혜정부가 집중 육성 계획을 밝힌 보건의료·교육·관광·금융·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산업에 몰려 있다. 원격 의료 제한, 학교 주변 호텔 설립 제한, 영리 학교법인 설립 불허 등 그간 익히 들어온 걸림돌 외에도 경사도 20∼25도를 초과하는 땅에는 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게 하는 식의 황당한 규제도 수두룩하다.

서비스산업은 저성장과 ‘고용 없는 성장’의 덫을 벗어날 출구다. 제조업 부가가치의 30% 가량이 그 쪽에서 나오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으론 교육·의료서비스 분야 규제만 풀어도 2020년까지 9조6000억 원의 부가가치, 19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제조업과 달리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역이 탄생하고, 확장해간다. 그러나 얽히고설킨 규제의 지뢰밭에서 서비스산업의 잠재력과 역동성을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박 대통령은 5일 규제개혁과 관련해 “꿈까지 꿀 정도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정신을 강조했다.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각 부처가 서비스산업 육성의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에 가서는 반대한다”며 공무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비판한 바 있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정치권과 사회 일각의 경제민주화·민영화 프레임은 훨씬 심각한 무형의 규제다. 역대 정부가 규제개혁에 실패한 것도 이런 장벽들을 넘지 못한 탓이다. 이달 말 발표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단호한 탈(脫)규제 의지를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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