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만성 기침, 비염·천식·역류성 식도염 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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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란 정상적인 신체반응이다. 호흡기에 과도한 분비물이나 기도 내로 들어온 이물질을 배출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기침이다. 하지만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의 증상이기도 하다.

대개 1주 내지 2주 정도 계속되는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리 모두가 해마다 겪는 감기다. 감기로 인한 기침이라면 감기 증상과 함께 갑자기 생겼다가 수일 내로 좋아진다. 감기증세로 몸살, 근육통, 관절통, 전신쇠약, 발열 등 전신증세와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목의 자극증세가 동반된다. 그러나 기침이 잘 낫지 않고 3∼4주 이상 오래가면 ‘만성기침’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많은 환자들이 감기가 자주 걸리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오래간다고 호소하는데 이도 또한 만성 기침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기침이 낫지 않고 계속되면 당사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참으로 괴로운데, 우선 너무 잦은 기침 그 자체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본의 아니게 주위를 의식하게 돼 몹시 지치고 피로해질 수도 있으며, 드물게는 심한 기침 끝에 가슴 근육통이나 갈비뼈에 금이 가서 가슴이 결리거나 아플 수도 있다.

또 밤에도 기침이 계속되는 경우 잠을 설칠 수도 있으며, 심한 기침 끝에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일부 중년 여성들의 경우 심한 기침으로 복압이 상승되어 요실금을 경험하기도 한다.

만성기침의 경우 우선 비염이나 축농증인 부비동(코에 부속된 뼈 속 공간)염 등과 같은 코의 질환,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과 같은 기관지 질환,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식도 질환들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비염 등 코에 질환이 있을 경우 후비루, 즉 코 및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성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을 하게 된다. 후비루가 확인되면 후비루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 내시경검사, 부비동 단순촬영, 알레르기 피부시험 등을 시행하여 후비루의 기저질환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질환인 천식에 의한 기침은 건성이고 발작적이며 대개 같은 시간대에 발생하는데, 특히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들리면서 기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기나 원인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거나 혹은 기도 염증이 심해지거나 담배연기, 자극적인 냄새, 운동, 찬 공기 등에 노출될 때 악화된다. 적극적인 천식치료(스테로이드 흡입제)로 호전될 수 있다.

만성기관지염은 3개월 이상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는 증상으로 흡연,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기관지 손상이 반복될 때 발생한다.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한 가래는 대개 하얀색이나 약간의 노란색을 띠는 점액성이며 아침에 많이 나온다. 질병 초기에는 기침을 억제하고 가래를 묽게 하여 잘 뱉어내게 하는 약을 복용하고 호흡곤란이 급성으로 악화될 때에만 일시적으로 기도 확장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에 의해 역류된 위산과 내용물이 식도 하부점막의 기침수용체를 자극하거나 기도로 미세 흡인되어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많으며 만성기침 환자에서 5∼41%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기침과 함께 위산 역류 증상, 가슴쓰림(heartburn)이 있으면 바로 위식도 역류에 의한 기침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일부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서도 기침이 계속될 수 있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담당의사에게 현재 본인이 겪고 있는 기침 증상이 복용하는 약과 상관이 있는지를 물어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원인 질환들의 경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단을 내리고 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많은 질환들이 기침의 원인들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왔던 흡연자들은 흔히 기침증상을 담배 연기로 인한 자극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간주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키울 수 있다. 50세 이상 흡연자의 경우 기침이 이유없이 지속되면 반드시 폐암에 대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도움말=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