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규범과 질서 파괴한 ‘기발한 미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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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에 싸인 미술관
스캔들 미술관
엘레아 보슈롱·디안 루텍스 지음 / 김성희·박선영 옮김 / 시그마북스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모델의 정체부터 신비한 미소, 배경의 표현기법 등이 500년이 흐른 지금도 무수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미술관에서 도난당했다가 되찾는 등, 작품과 관련된 사건과 일화만으로 여러 권의 책이 출간됐을 만큼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한편 미술품은 성, 신성모독, 정치적·예술적 혁명 같은 주제에서 당대와 불화하고 물의를 일으키는 스캔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시대 흐름에서 논란 속의 예술품과 더불어 시대별로 민감한 쟁점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다.

미술품은 감상의 대상이자, 그 아우라와 화젯거리는 끊임없는 연구의 대상이다. 작가와 작품의 행로는 물론, 인물화 역사화의 경우 모델의 인생, 당대의 풍속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의 소녀’에서 소녀의 정체에 대한 의문은 21세기 영화 속에선 화가 베르메르 집안의 하녀로 설정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또 중세에는 종교가 민감한 주제였으나 19세기 들어 정치문제가 미술가에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현대에는 스캔들에 따른 유명세를 추구하는 경향이 미술 작업에도 드러나고 있다.

미술사가와 출판인이 팀을 이뤄 펴낸 두 저서는 ‘스캔들’ ‘수수께끼’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별스럽고 흥미로운 사연의 작품에 다가선다. ‘수수께끼미술관’에서는 비밀스러운 작품과 작가를 주목하고, ‘스캔들미술관’에선 예술의 규범과 질서를 파괴한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수수께끼미술관’에는 페루 나스카 평원의 그림, 두 여인이 나체로 욕조에 앉아 묘한 행동을 하고 있는 작가 미상의 그림, 경매시장의 핫아이템인 런던거리의 낙서화가 뱅크시 작품까지 36점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미술품의 수수께끼 같은 요소에 명쾌한 답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다만 풀리지 않은 그 비밀스러움까지 받아들이는 미술 감상의 태도를 일깨운다.

‘스캔들미술관’의 경우, 주제와 소재에서 거리낌없이 도전하고 실험한 작가들의 튀고 기발한 작품 70여 점이 등장한다. 교황이 운석에 치여 쓰러진 모습을 만든 마우리치오 카텔란, 군복 차림의 자화상 뒤로 벌거벗은 인물을 등장시킨 에른스트 키르히너, 베르사유 궁전에 풍선을 불어 만든 듯한 진홍색 개 작품을 설치한 제프 쿤스 등, ‘깜짝 놀라게 만들기 경쟁’ 같은 기발한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