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섭성 훈수 “北인권 압박 줄이고 한미훈련 자제…”

북핵 6자회담 재개와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최종 조율’ 성격의 미·중 6자회담 대표 간 접촉에서 중국이 북을 두둔 혹은 대변하거나 한·미동맹에 간섭성 훈수까지 두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11일 베이징(北京)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접촉에 이어 15∼16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이틀간 진행된 미국과의 접촉에서도 한·미 연합훈련의 자제와 북한 인권 압박의 강도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등 외교관례상 정도를 넘어선 훈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이 7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6자회담의 문턱을 낮추는 ‘유연성’ 있는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지렛대 역할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은 오히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한 것은 북한이 최근 외무성 성명과 유엔 차석대사 기자회견을 통해 “핵과 인권 문제로 금지선을 넘으면 새로운 핵실험을 하겠다”는 엄포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 및 서울의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미국 뉴욕에서 6자회담 재개 및 북한 핵문제에 대해 이틀째 논의를 계속했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 등 실질적 합의는커녕 예상치 못한 중국의 문제제기로 회담이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 뉴욕 소재 미국 유엔대표부에서 비공개로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나라 대표는 이날도 2시간여에 걸쳐 비공개 논의를 벌인 뒤 아무런 언급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