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부동산 감정價’ 방지… 감정평가 결과 일반공개키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감정평가사에 따라 부동산 감정가격이 터무니없이 차이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또 감정평가사들이 수행한 부동산 감정평가 결과가 일반에 공개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감정평가사들이 수행한 감정평가 가격 자료를 의무적으로 한국감정원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부감법)을 개정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고가 임대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단지 ‘고무줄 감정’ 사태로 타격을 입은 감정평가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신뢰도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남더힐은 임대아파트를 분양아파트로 전환하기 위해 실시한 감정평가에서 사업시행자와 입주민 측의 의뢰를 받은 각각의 감정평가법인들이 최대 2.7배나 차이나는 감정평가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됐다.

가장 면적이 넓은 332㎡형 아파트에 대해 세입자 의뢰 감정평가법인은 29억 원, 시행사 의뢰 감정평가법인은 80억 원의 가격을 제시, ‘고무줄 감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토부는 감정평가법인들의 감정평가 결과를 받아 이를 공개하면 한남더힐 사태처럼 비슷한 토지·주택의 감정가격이 큰 격차를 보이는 일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감정평가 대상 토지·주택의 위치와 면적, 감정가격 등은 공개하되 그 소유자의 인적 사항 등 개인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감정평가 결과를 제출하지 않는 감정평가사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감정평가협회는 국토부의 이런 방침에 반발하며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감정원에 감정평가 결과를 제출하는 것은 불합리한 조처라는 입장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