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감독겸 배우 英 애튼버러 경 별세

마하트마 간디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 ‘간디’로 아카데미영화상 8개 부문을 수상한 영국의 감독 겸 배우 리처드 애튼버러가 24일 90세로 숨졌다.

BBC 등은 애튼버러의 아들 마이클을 인용해 고인이 이날 낮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애튼버러는 지난 2008년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후 휠체어생활을 해왔으며, 지난 수년간 아내와 함께 요양원에서 지냈다고 BBC는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 ‘브라이튼록’에서 그의 연기는 대단했으며 ‘간디’는 너무나 놀라웠다”고 회상하면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영국 아카데미영화제 조직위원회도 이 날 애튼버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존경하는 영화제작자이자 전 조직위원장 애튼버러의 사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1923년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애튼버러는 12세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18세때 연극 무대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존 스터지스 감독의 ‘대탈주’를 비롯해 ‘10번가의 살인’ ‘쥬라기 공원’등 많은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간디’를 비롯해 ‘머나먼 다리’ ‘크라이 프리덤’ ‘코러스라인’ ‘채플린’ 등 걸작들을 연출했다. 특히 1982년작 ‘간디’는 애튼버러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약 2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으로, 평론가들의 극찬은 물론 전세계 흥행에도 성공했다. 애튼버러는 지난 1976년 영국 영화문화 발전에 끼친 공헌으로 여왕 엘리자베스2세로부터 기사작위를 수여받았다. 지난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사태로 딸 제인과 손녀를 잃은 후에는 큰 피해를 입은 태국 돕기 운동에 헌신하기도 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