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바람·태양광 發電”… 63개 ‘에너지 자립島’ 추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전력 구리남양주지사의 스마트그리드(SG) 스테이션을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 및 미국, 프랑스, 인도, 브라질, 칠레 등 14개국 에너지 관련 기업인 20여 명에게 최태일(왼쪽) 한전 SG개발팀장이 미래형 에너지관리 신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은 전국 180여 개 섬 가운데 63개 섬에서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미 지난 2011년 제주 가파도, 지난 3월 전남 진도군 가사도 등에 각각 ‘탄소 없는 섬 만들기’와 ‘에너지 자립 섬’ 구축사업을 완료했거나 시행 중이다.

실제 이들 섬은 수백∼수천 명이 거주하지만, 국가 전력망이 닿지 않아 한전이 자체 디젤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공급해 왔다. 고가 연료를 사용하는데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탓에 이들 섬의 발전 비용은 시간당 ㎾가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만6000원에 달했다. 100원 안팎의 육지와 비교하면 최대 160배가량 높은 셈이다. 고가 발전 단가에도 한전은 육지와 같은 기준의 전기 요금을 부과하며 적자 구조를 유지해 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전은 섬 같은 소규모 지역에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MG)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MG사업은 다수의 분산전원이나 전력저장시스템(ESS) 등을 이용, 전력이나 열을 자체 생산·저장·공급하는 소규모 전력망을 뜻한다.

특히 오는 2020년에 전세계 4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MG사업이 성공할 경우 미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사업모델 수출도 기대된다. 정부는 현재 미국 에너지부, 미주개발은행(IDB) 등과 MG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전의 대표적인 MG 성공사례는 제주도의 가파도다. 제주 모슬포항에서 뱃길로 5.5㎞ 거리로 20분쯤 소요되는 가파도는 한반도 남단의 마라도와 비슷한 위치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가파도는 올해부터 탄소 발생이 없는, 에너지 자립 섬이 됐다. 그동안 디젤발전기를 운전해 독립적으로 전기를 생산·소비하는 섬이었다. 디젤발전기의 연료는 당연히 화석연료이고 그에 대한 연료비와 매연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탄소 없는 섬 사업을 통해 이 섬은 화석연료 대신 제주도의 상징과도 같은 바람과 태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전은 지난 2011년 7월 제주도의 ‘가파도 탄소 없는 섬 만들기’ 구축사업 제휴 요청을 받고 참가했다. 가파도에는 현재 대형 날개의 풍력발전기(발전량 250㎾) 2대와 35가구에 설치된 태양광(3㎾) 등 총 624㎾의 신재생에너지가 생성되고 있다. 여기에 배전지능화시스템 및 원격검침시스템 등이 있고, 더불어 섬 전체를 지중화했다.

이외 전남 가사도에서도 오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MG를 적용해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 예정이다. 섬 전체에 걸쳐 풍력발전 400㎾, 태양광발전 320㎾의 설비를 설치해 안정적 전력공급 체계를 구축한다.

한전은 MG 이외에도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그리드(SG) 기술도 육성 중이다. 최근에는 한전 사옥인 구리남양주지사에 SG 기술을 적용한 SG 스테이션을 구축했다. 더불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전기차 확산의 기반이 되는 충전 인프라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최태일 한전 SG개발팀장은 “가파도, 가사도와 같이 육지전력 계통과 분리된 국내 도서지역에 독립형 MG의 확대보급을 통해 연간 약 160억 원의 전력공급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MG사업이 활성화되면 기존의 장거리 전력 수송에 따른 대용량 송·변전설비 건설 문제, 송전비용 및 전력손실 증가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