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뿌린 씨앗 후손들이 거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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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연보호라도 이왕이면 고급 식물인 산삼이 많이 나는 ‘금수강산 가꾸기’가 멋지지 않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몸에 좋은 산삼 씨앗을 야산에 뿌리고, 그 수확물을 우리 후손들이 나눠 가졌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원전 기술자가 10년 이상 꽃·산삼 씨앗 나눠주기 등 다양한 환경 보호활동과 이웃사랑을 벌여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의 남동일(54) 팀장. 현재 신고리 3, 4호기 터빈설비 시운전 엔지니어링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남 씨는 평소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일을 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씨앗 나누기 운동을 시작했다. 가치있는 씨앗을 많이 보급하겠다는 생각에 인삼, 더덕, 도라지 등의 씨앗을 나눠줬고 2004년부터 이를 산삼으로 바꿨다. 남 씨로부터 산삼 씨앗을 받은 사람은 현재까지 3만여 명에 달한다. 그는 매년 200만 원가량의 사재를 털어 종묘 재배지인 충남 금산에 가서 산삼 씨앗을 구입한다. 1회 기증분은 산삼씨앗 100~150개가 든 작은 봉투로 매년 2000여 명 이상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효율적인 보급을 위해 남 씨는 ‘행복주주와 함께하는 희망발전소·산삼복원운동본부’ 카페지기를 맡고 있다. 회원은 현재 9917명. ‘우리강산 푸르게, 가치있게!’ 라는 목표를 내건 카페를 통해서 신청자들에게 우편 발송 등의 방법으로 보급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등산으로 건강을 단련하면서 온 산에 씨앗을 뿌리면 효과가 커 운동이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 씨는 이 같은 산삼복원캠페인으로 2010년에는 임업분야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31번째 헌혈을 한 남 씨는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후원, 다문화가정 및 빈곤가정 아동 나눔 지원 등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산림청에서 숲사랑지도원증도 받아 휴일에 시간을 내 희귀식물의 보호·관리 등 자연보호 활동도 하고 있다. 남 씨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8년 동안 원전에서만 근무해 왔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