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超엔저·슈퍼달러 근본 대책 세워야

  • 문화일보
  • 입력 2014-11-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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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 건국대 특임교수, 한경연 초빙연구위원

일본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되면서 아베노믹스의 성패(成敗) 논란이 뜨겁다. 특히, 급격한 ‘엔저’와 달리 ‘원고’로 고통 받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엔저 정책은 실패했다는 성급한 단정으로, ‘원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위안을 찾기라도 하려는 분위기는 매우 위험하다.

아베노믹스 성패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경제가 1992~2013년 22년 동안 연평균 0.8% 성장과 0.1% 물가상승률이란 장기 디플레이션 터널에서 벗어나 올해 0.9% 성장과 2.7% 물가상승률, 내년에는 0.8% 성장과 2.0%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저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상당 부분 2011년 원전사태 이후 크게 늘어난 에너지 수입이 중요한 원인이다. IMF는 일본 수출이 2013년 6950억 달러에서 2014년 7158억 달러, 2015년 7661억 달러로 증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저에 힘입어 이익을 비축한 일본 기업들이 2015년부터 단가 인하 등 수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 수입 증가로 2011년 적자로 추락했던 무역수지도 적자 폭이 2013년 899억 달러에서 2014년 631억 달러, 2015년에는 595억 달러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지난 4월의 소비세 인상 여파로 민간소비가 위축돼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조기 총선을 치르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그럼에도 아베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부채를 줄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치적 부담이 큰 소비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경기회복을 위해 법인세는 내린다는 계획이다. 10년에 걸쳐 소비세 인상과 경기회복으로 국가부채를 연간 10% 정도씩 줄여간다는 구상이다. 무상복지 확대와 저성장으로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정치인 누구도 부가가치세 인상은 말도 꺼내지 않고 만만한 기업 법인세 인상만 주장하고 있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베는 2012년 말 취임 당시 양대 과제에 직면했었다.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럼에도 GDP 대비 243%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부채가 경기 진작을 위한 확대재정 정책을 할 수 없도록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이 수렁에서 일본 경제를 건져 내려는 정책이 아베노믹스다.

막대한 국가부채에도 성장 촉진을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하되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정치적 부담이 큰 소비세를 인상하고, 제로금리와 통화 살포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투자와 수출을 늘리며, 성장 촉진을 위해 법인세 인하와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는 3개 화살 정책이다. 세 번째 화살은 쏴 보기도 전에 잇단 마이너스 성장으로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위험을 알면서도 법인세는 내리고 소비세를 인상해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총선에서 아베가 다시 신임을 얻을 경우 제시될 신(新)경기회복 정책에는 한층 강력한 양적·질적 완화 통화정책이 포함될 것이다. 이 경우 내년 중으로 전망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슈퍼 달러, 초(超)엔저’ 시대가 가속화·장기화할 전망이다. 한국으로서는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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