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박물관은 ‘정치체제 선전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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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4-11-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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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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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탄생 / 도미니크 풀로 지음, 김한결 옮김 / 돌베개

박물관을 의미하는 영어 뮤지엄(Museum)은 ‘뮤즈들이 거처하던 작은 언덕’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고대 로마에는 이미 대중을
위한 조각품 전시회가 열리는 등 고대에도 오늘날의 박물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박물관이 있었다. 보존과 신성화의 장소인 고대

무덤이나 신전, 도서관도 박물관과 유사한 역할을 해왔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박물관은 특색 있는 소장품을 전시하고 보여주는 공간.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등 제각각의 시공간이 어우러지고 동서고금을 이어주는, 감동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상과 역사의 현장이다.

인류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의 장이며 학문의 요람으로 역사와 함께해온 박물관은 그 정의는 비슷하지만 어떤 기관을 박물관의 범주에 포함해야 할지는 나라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협력기관으로 1946년 파리에서 출범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예술뿐 아니라 고고학·역사학·역사유적·민속학과 민속예술·기술과학과 기계·자연과학·어린이미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망라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왔다. ICOM은 ‘유형·무형 문화재와 그 자원이 보존과 지속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들’을 박물관의 범주로 지목하고 있다.

박물관은 어디서 시작됐고, 그 기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으며,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저자는 이같이 자문자답하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인 박물관에 다가선다. 프랑스 파리1대학 팡테옹-소르본에서 미술사학과 교수인 역사학자로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연구해온 현장을 중심으로 박물관의 기원과 변화 과정을 재조명한다.

18세기 박물관의 소장품은 왕가와 군주 및 부르주아의 컬렉션들이다. 소장자 주변의 측근들끼리 은밀하게 공유하던 소장품은 점차 제작자, 평론가와 여행 중인 귀족으로 향유 대상이 확장되면서 근대적 박물관의 시대를 맞는다.

박물관이 본격적으로 대중에 개방되기 시작한 것은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다. 국립박물관이 설립되고 시민들에게 박물관 입장의 권리가 주어졌지만 18세기만 해도 대중에게 박물관은 낯설고 불편한 곳이었다.

19세기 들어 박물관은 국가와 공동체의 상징처럼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국·독일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 박물관이 생겨났고, 1858년 미국 워싱턴에도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이 처음 들어섰다. 소장품이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주목받으면서 우월한 소장품 확보가 최대 관심사였다.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박물관은 학문적 목적을 넘어 정치체제의 선전도구로서 변화가 드러났다. ‘보관하는 박물관’에서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바뀌었고, 원활한 박물관 관람과 과거의 유물뿐 아니라 현재를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역할의 확장이 이뤄졌다.

세계 구석구석에 수많은 박물관이 들어섰고, 컬렉션의 성격도 달라졌다. 21세기 박물관은 예술과 일상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루브르박물관 조망도부터 파리 블로뉴 숲에서 10월 말 문을 연 프랭크 게리 설계의 루이비통재단미술관 등 당대 사회를 반영하는 미술관 사진과 더불어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관람을 편안하게 해야 하는’ 박물관의 변모상을 시각적으로 전한다. 스승의 저서를 번역한 역자는 원저의 전문용어 신조어 등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별도의 ‘참고문헌’ 목록을 통해 박물관학 입문에로의 길잡이를 시도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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