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선후보 정동영 ‘동지’ 버리고 ‘둥지’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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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탈당이 목전으로 닥치면서 새정치연합이 내년 2월 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4분5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벌써 야권 제3지대 창당 흐름들이 도처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 상임고문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에서 대부분은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고 재야·시민단체 중심의 창당론들도 뚜렷한 ‘조직 설계’가 돼 있지 않은 채 설들만 난무한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제3 정당의 출현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 중에 공천을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1 야당의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탈당을 감행할 의원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정 상임고문 측은 일단 국민모임은 물론이고 정의당 관계자와도 접촉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상임고문은 “국민모임을 추진해 온 분으로부터 저뿐만 아니라 몇 분에게 이렇게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정동영 상임고문 주변 분들이 우리당 관계자들을 많이 만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를 지내고 대선에서 큰 표차로 패배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 소속 정당을 버리고 신당 창당 대열에 뛰어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강하다. 더구나 정 상임고문이 강경 일변도로 치달으면서 온건 보수는 물론 합리적 진보를 품어내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신당 창당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같은 당의 원로인 정대철 상임고문조차 자신의 지역 순회 강연에 정동영 상임고문이 합류할 뜻을 보이자 “희망버스 타고 다니는 사람은 올 필요 없다”며 거절했다는 얘기까지 회자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재선 의원은 “정동영 상임고문이 대선 패배 이후 반성하기는커녕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지역을 옮겨 다니고 심지어는 자신의 패배마저 품어준 당을 버리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당내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회민주주의 포럼이나 국민모임 등이 진보정당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조직의 모습을 드러내려면 더 무르익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새정치연합 당권의 향배도 신당 창당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비노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친노가 당권을 접수할 경우 분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친노가 당권을 잡을 경우 친노 패권주의를 우려한 비노 그룹 일부가 탈당해 새로운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화종·윤정아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