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기행>패망의 눈물 적신 곳… 이젠 관광객 웃음만 가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관광상품으로 변한 ‘역사’ 저장성 펑화시 시커우의 장제스 고향 마을에 중국 국민당 정부 시절의 생활상을 재현한 작은 거리 공연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장제스와 사진을” 저장성 펑화시 시커우의 장제스 고향 마을에서 장제스를 닮은 사람이 같이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전통 용춤 저장성 펑화시 고교생들이 중국의 상징인 용춤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복 주세요” 쉐더우사의 대웅전 앞에서 촛불을 켜고 소원을 비는 중국의 서민들. 중국의 사찰에는 어딜 가나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신도들로 넘쳐 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50m 높이 미륵불 쉐더우산 중턱에 자리 잡은 쉐더우사의 미륵불인 포대화상. 중국 정부가 불교 사찰들을 복원하면서 최근에 만든 것으로 높이가 50m나 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장 풍경 장제스의 고향 마을에서 팔고 있는 토란들. 사과만 한 토란을 즉석에서 삶아 판매한다.

중국 저장(浙江)성 펑화(奉化)시 시커우(溪口)는 장제스(蔣介石)의 고향이다. 한때는 중국을 호령했던 국민당 정부의 주석을 지냈고, 대만 국민정부의 초대 주석이었던 장제스가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에 밀려 대만으로 도망가기 전, 그의 아들 장징궈(蔣經國)와 함께 울분을 삭이며 걸었던 고향길을 찾았다. 펑화시가 국가급풍경명승구인 쉐더우(雪竇)산을 해외 관광객들에게 개방하면서 장제스의 고향 마을도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에 적대시했던 정권의 문화를 재현한 모습에 분단국가의 이방인은 움찔했지만, 정작 중국 관광객들은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즐겁기만 하다.

장제스 고택 앞을 흐르는 하천의 상류엔 쉐더우산과 쉐더우사가 있다. 푸퉈(普陀)산, 주화(九華)산, 우타이(五台)산, 어메이(峨嵋)산과 함께 중국 5대 명산인 쉐더우산에 있는 쉐더우사는 선(禪)계의 두보(杜甫)로 불리는 설두 스님이 공안선을 완성한 곳이다. 지금은 설두 스님의 자취는 없고, 크기가 50m에 이르는 미륵불 포대화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장제스의 산책길에서 쉐더우산 정상을 밟고 오는 등산길은 약 3시간이 소요됐다. 가파른 돌계단과 일부 급경사가 부담스러웠지만 상은담, 중은담, 하은담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폭포들의 이어짐은 발걸음도 쉬면서 시원한 물소리에 젖은 땀을 식히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제스의 고향 마을과 쉐더우산의 관광지화는 한국 관광객보다는 대만 관광객들에게 더 흡인력이 있을 것 같다.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을 때는 장제스, 마오쩌둥과 함께 당대를 풍미했던 장쉐량(張學良)의 유배지를 꼭 들러보기를 다짐하면서….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