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동물권리 · 보호’와는 어떻게 다른가

전염병 등 줄여 지속가능 축산업 조성 취지

동물복지는 오랜 기간 사람과 함께해 온 동물들을 사람의 필요에 따라 이용하되,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자는 뜻이다. 동물을 보호하자는 것보다는 축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

과다한 항생제의 시용, 가축전염병의 발생과 그로 인한 폐기, 재입식 반대 등의 현상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물권리’ ‘동물보호’란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동물복지는 크게 농장동물, 애완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 야생동물 등 5가지 분야로 나뉜다. 농장동물은 닭, 돼지 등 경제적으로 이용되는 가축을 통칭하며 먹이, 사육공간, 도축방법 등을 포괄한다.

애완동물은 주인에 의한 동물학대, 사회적 시설(공원·철도 등)의 이용 및 주인의 의무 규정이 포함돼 있다. 실험동물은 화장품, 의약품 생산을 위해 이용되는 동물에 대해 고통을 최소화하는 내용이 규정되고, 서커스와 동물원 등의 전시동물에겐 조련, 학대, 방사권고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유기견과 유기고양이, 도심 비둘기 등의 야생동물에 대한 규정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핵심 내용이다.

지난 1960년대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동물복지 운동은 닭, 돼지, 소 등의 생산현장 실태를 알게 된 사람들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처음에는 동물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것에서 시작돼 현재는 소비자의 건강, 농업환경의 개선과 지속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에까지 미쳤다.

동물복지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생산자의 경우 과도한 사육밀도와 불량한 환경으로 인한 가축의 폐사율과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동물복지형 농가에선 돼지, 닭 등의 가축 폐사율이 30% 수준 이하로 감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소비자들도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로 농산물 안전성이 높아짐으로써 구매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도상국의 공장형 축산과 유럽의 동물복지형 축산은 기술적 차이가 존재한다. 선진국들은 이와 관련해 규정을 통해 수출입을 통제하는 등 실질적인 비관세 장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복지 5개년(2015∼2019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유기동물 감축을 위한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소유자의 권리의무를 강화한 게 주요 내용이다.

또 농장동물의 경우 사육·운송 등 단계별 최소 복지 기준을 설정하고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닭·오리의 강제 털갈이, 폐쇄형 우리(케이지) 및 임신돼지의 폐쇄형 칸막이(스톨) 사용 등이 개선될 전망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