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허가 허위광고’ 황사마스크 기승

최악 황사 노려 고품질 둔갑… 온라인 등서 무분별하게 거래

5년 만에 최악의 ‘겨울 황사’로 시중에서 ‘황사 마스크’로 알려진 보건용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가운데, 일반 마스크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일반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보건용 마스크와 달리 미세먼지와 황사를 걸러낼 수 없어, 이를 모른 채 안심하고 사용할 경우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직장인 최모(29) 씨는 23일 황사 경보가 내려진 뒤 같은 사무실 동료 직원들과 ‘황사 마스크’를 공동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신입 사원인 최 씨가 대표로 온라인을 통해 성능이 좋은 ‘황사 마스크’를 알아봤다. 대부분의 마스크가 ‘식약처 허가’라고 명시해 성능이 입증된 것처럼 광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식약처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 씨가 공동으로 다량 구매하려던 M 제조사의 마스크는 식약처에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를 받은 제품이 아니었다. 최 씨는 “황사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는 마스크도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외품으로 볼 수 있는데, 제대로 허가도 받지 않은 제품들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해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식약처에서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를 내준 제품은 총 94개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분진 포집률, 안면부 누설률, 안면부 흡기저항 시험 등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일반 공산품 마스크를 의약외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할 경우 약사법 61조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마스크에는 무분별하게 ‘황사 마스크’나 ‘식약처 허가’ 등의 광고 문구가 적혀있는 상황이다. A 업체의 경우 일반마스크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마스크라고 홍보하고 있으면서도 “제품에는 의약외품이라고 표시하지 않았다”며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는 마스크에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며 “의약외품이나 식약처 허가 등의 문구로 허위 광고를 하는 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