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女 외통위원장 선출된 나경원 “與野 머리맞대 北인권법 반드시 처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착잡… 어색… 나경원(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외교통일위원장으로 뽑힌 뒤 경쟁자였던 정두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외통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

“남북관계 국회 주도로 풀고 의원 외교 시스템 만들겠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신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남성·중진 의원 중심으로 꾸려져 ‘상원’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외통위에서 여성 위원장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 위원장은 외통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외교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고 남북관계도 쉽지 않은 시기다. 외교 문제에 있어서 정부와 잘 조율하고 경색된 남북문제는 국회가 선제적·주도적으로 풀어가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외통위의 최대 현안인 북한인권법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도 전향적인 태도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년 동안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여야가 머리를 잘 맞대서 국회에서 북한인권법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 의원은 의원총회 정견발표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의원 외교에 대해 “의원외교 활동이 효과가 없다는 말이 많다. 시스템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제가 가진 외교적 경험과 자산을 쏟아부어서 반드시 국회와 당에 도움되는 외통위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나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판사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고, 18대에는 서울 중구에서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했고, 이듬해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현 시장에 패하며 정치적 시련기를 보냈다. 이번 외통위원장 선출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위원장은 국회를 떠나 있는 동안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으로 국제 스포츠 외교 경험을 쌓기도 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양쪽 진영으로부터 모두 정책위의장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일찌감치 외통위원장직을 염두에 두고 오랫동안 준비했다.

나 위원장은 유기준 전 위원장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인해 이날 오전 치러진 외통위원장 후보 경선에서 총 135표 가운데 92표를 얻어 후보로 당선됐다.

나 위원장은 이어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회 외통위원장 보궐선거에서 외통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나 위원장과 경쟁을 펼친 정두언 의원은 예상보다 적은 43표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