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대회 휩쓴 50代 ‘나이롱환자’ 자매

병원 입원 기간 중 각종 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허위입원환자(속칭 ‘나이롱 환자’)들과 이들을 유치한 대형 한방병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사기)로 광주 모 한방병원 한의사 3명과 행정실장, 입원 환자 20명 등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병원장 A(50) 씨 등은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나이롱 환자’ 20명과 공모해 이들이 입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지난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34차례에 걸쳐 2억8000만여 원의 허위 요양급여를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진료기록부상 허리디스크 증세로 지난해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돼 있는 B(여·52) 씨의 경우, 입원기간인 그해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제6회 광주광역시장 배 광주·전남 생활체육 테니스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한 것을 비롯, 9차례(다른 병원 3차례 포함) 입원하는 기간에 14개 테니스대회에 참가해 여러 차례 입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의 동생 C(여·50) 씨도 허리디스크로 6차례 입원한 기간 중 12차례에 걸쳐 테니스대회에 참가해 여러 차례 입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허위 입원환자들은 실비 보험을 들고 있어, 요양급여 중 3분의 2가량인 본인 부담금 대부분을 보험회사가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장 A 씨 등은 건축사, 건축업자 등과 짜고 지난해 2월 병원 건물 2개 동의 2∼4층을 연결하는 불법증축공사를 한 혐의(건축법 위반)도 받고 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