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압박’ 가슴 졸이는 중소업계

최저임금 인상 폭 확정이 임박한 가운데 중소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아무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릴 경우 수많은 사람이 해고될 것”이라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최근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정년 연장 등 계속된 노동비용 부담 증가로 기업경쟁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계에 내몰린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에게는 급격한 임금인상은 경영난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독화살’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수년간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다수가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배율 등 경영지표가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중소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5.07%에서 4.15%로 0.92%포인트 감소했지만, 대기업은 같은 기간 0.13%포인트 줄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타격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자보상 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도 지난 2009년 이후 4년간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회는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 영세사업자에게 부담돼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고용 부문에서도 실업자가 늘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며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지원방안 확대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의 고용이 많은 소상공인에게도 최저임금 인상은 큰 부담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에게 아르바이트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라며 “지금처럼 대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올리면 무수히 많은 자영업자가 망하고 많은 사람이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