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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역사 거꾸로 쓰는 日 게재 일자 : 2015년 03월 30일(月)
1. ‘식민지 근대화론’ 황당… 35년간 조선 GDP 55% 수탈
(1) ‘日 지원 한국발전론’등 6大 왜곡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왜곡 동영상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가 전후 ‘일본이 평화국가로서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에 이바지하고 국제사회의 국가건설에 적극 기여했다’는 내용의 홍보 유튜브 영상을 제작, 외무성과 주미·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미국 방송을 통해 광고하고 있다. 동영상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식 모습(왼쪽 사진)과 포항제철소의 모습(오른쪽)이 등장해 마치 일본이 이들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주미·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이어 미국 CNN을 통해서까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뒤 아시아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논리를 담은 동영상을 홍보하면서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와 ‘일본군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라는 과거사 왜곡도 모자라 ‘일본 원조로 아시아가 발전했다’는 현대사에 대한 황당한 논리까지 드러내는 ‘3종 몰지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역사를 거꾸로 쓰는 대대적인 도발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아무런 근거 없는 ‘식민지 근대화론’
日 지배 받은 동남아·北은 왜 발전 못했나

3. 통계로 이미 확인한 일제의 수탈
1931년 조선인 극빈층 543만명… 4명중 1명꼴

4. 1965년 청구권협정 자금이 원조인가
당연히 배상금…한강의 기적은 우리 노력 결과

5. 경제 발전 토대는 일본 아닌 미국의 원조
1962∼71년 공공 61%·상업차관 42% 美 제공

6. 日, 6·25전쟁을 경제재건 기회로 이용
토요타 등 기사회생…6·25 수익 40억달러 넘어


일본의 이 같은 허구적 역사관이 국제사회에 전파되고, 오는 4월 29일 아베 총리의 사상 첫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는 아베 총리가 아시아 평화와 경제개발의 전도사라는 잘못된 인식도 퍼지고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5억 달러 지원이 배상이 아니라 원조라는 논리는 일본이 ‘65년 체제’로 회귀하는 퇴행적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3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원조를 통한 한국발전론은 일본이 배상이 아니라 경제원조라고 주장하면서 자금을 지원했던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당시 인식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①‘식민지 근대화론’의 연장선= 일본이 퍼뜨리려는 역사 왜곡의 뿌리는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소농사회론’ ‘조선정체론’ ‘조선망국론’은 실제 갑신정변이나 고종의 광무개혁, 동학혁명 등 각종 개혁운동이 엄연히 존재했다는 점에서 허구다. ‘자본주의 맹아론’을 바탕으로 한 내재적 발전론(김용섭 전 연세대 교수)도 이미 학계에서 상당히 인정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똑같은 일제 식민지배나 점령을 당한 북한과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만큼의 경제발전을 이뤄내지 못한 것도 ‘식민지근대화론’의 최대 허점이다. 이명찬 위원은 “같은 식민지배를 받은 북한은 왜 못 사느냐고 물으면 답할 수 있는 일본 학자는 아무도 없다”면서 “각국이 전후에 어떻게 했느냐가 경제발전 정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②일제 수탈이 가장 악독= 근대화는커녕 오히려 수탈·착취가 제도화된 것이 일제의 식민지배였다. 이계형 국민대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등이 지난해 말 편저한 ‘숫자로 본 식민지 조선’에 따르면 일제의 수탈로 인한 조선의 상황은 참혹했다. 1931년 극빈층인 세민(細民)·궁민(窮民)은 54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6.7%에 달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직접세에서도 1930년의 경우 조선인은 1호당 평균 11원79전9리로, 일본인(103원4전9리)에 비해 9분의 1 정도로 낮았다. 조선에 대한 가혹한 착취를 의미한다.

③1965년 청구권협정 자금은 배상금= 일본이 이번 동영상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이후 제공한 무상 3억 달러(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1080억 원)와 유상 2억 달러(약 720억 원)를 공적개발원조(ODA)로 규정하고 있지만 역시 왜곡이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미국 등 승전국이 경제적 상황 등을 이유로 일본에 대한 배상청구권을 포기했지만, 제4조에 “피식민국의 청구권은 일본과의 특별한 협의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했다. 이 권리에 따라 정부는 1965년 일본과의 청구권 협정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시 지원 자금은 배상금이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한 번도 공식 문서에 한·일 청구권협정 이후 들여온 일본 자금을 ODA로 표기한 적이 없으며, ‘한강의 기적’은 일본 지원이 아닌 우리의 리더십 등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④한국경제 발전의 토대는 미국 원조= 사실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의 원조였다. 1962∼1971년 10년간 한국에 들어온 해외 공공차관은 총 11억9300만 달러인데, 이 중 미국에서 온 공공차관이 7억2300만 달러였다. 전체의 절반을 넘은 61%였다. 여기에 국제개발은행(IBRD) 등 국제금융기구가 1억6600만 달러(14%)를 제공했고, 일본의 지원금은 전체의 2%인 2억56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민간기업의 차입금인 상업차관을 포함해도 미국이 13억5800만 달러(42%)로 가장 많았다.

⑤일본 배상액은 수탈액에 비하면 ‘새발의 피’= 일본이 35년의 식민지배에서 얻은 수탈액에 비하면 배상금은 턱없이 모자란다. 1910∼1945년 식민지 조선의 국내총생산 550억 엔 중 55%가 일본에 유출됐다는 주장(윤경로 전 한성대 교수)도 있다. 반면 일본이 식민지 개발을 위해 들여왔다고 주장한 자금은 70억 엔에 불과했다. 강제징병·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등 인적수탈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는 천문학적이다.

⑥전후 일본, 기여보다 수익이 더 많았다= 전후 일본은 배상에도 인색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를 경제재건의 기회로 악용했다. 특히 1950년 6·25전쟁은 당시 극심한 불황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일본 대기업들에는 기사회생의 기회였다. 자동차업체 토요타와 마쓰시타 전기, 샤프, 히타치 등이 회생했다. 당시 일본이 한국전으로 벌어들인 외화 수익은 총 40억 달러에 달하는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지급한 배상금 3억 달러(유상차관 제외)의 13배다. 또 일본은 한국과 동남아 국가에 배상금 지급을 통해 일본 기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현재의 대일 무역적자 구도를 고착화한 ‘원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양기호(일본학)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의 유상차관은 일본 기업들이 진출하기 위한 마중물이 됐다”면서 “일본이 아시아를 먹여 살린 게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일본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신보영·정철순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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