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이버 安保수사’ 法制 구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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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열 /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2013년 3·20 공격과 6·25 공격,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한수원 해킹 등 북한의 거듭되는 사이버테러로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사이버테러의 위험성과 폐해에 대해 경계감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입법 논의 중인 ‘사이버테러 방지법’과 같이 사이버테러 영역에 한정된 입법과 활동만 해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안보(安保) 위협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북한 간첩 및 종북 세력들은 안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해외 서버나 해외 e메일 계정을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 방식이나 사이버 드보크(Cyber Dvoke)를 활용한, 진화한 사이버 간첩 공작을 하고 있다. 또, 북한은 값싼 가격에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 사행성 게임업자에게 제공하고 원천적으로 이 프로그램 안에 특정 악성 코드를 심어 유포하는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사이버 공작을 자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300명이 넘는 ‘댓글팀’을 운영하며 160여 친북 사이트와 1000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무차별적으로 흑색선전(黑色宣傳)과 유언비어(流言蜚語) 등을 유포하고 있다. 청소년과 국민이 북한의 적색 사이버 심리전에 여과 없이 노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북한이 펼치는 사이버상 안보 위협이 진화하고 있는데도, 국회는 사이버 안보 관련 법제(法制) 구축을 방치하고 있다. 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정보통신 사업자들과 국내 사업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합법적인 안보수사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규제할 수단이 없다. 심지어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안보수사 당국의 정당한 사이버상 정보 수집 행위도 해킹으로 불법화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사이버상 안보수사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여기에다 안보 사범에 대한 사법부 판결은 무죄나 솜방망이 처벌로 흐른다.

국가안보상 핵심 위협 요인으로 부각된 사이버상 안보 위협과 활동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안보수사 측면의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선진 각국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허용하고 있는 안보수사 기관의 ‘온라인상 정당한 정보 수집’(화이트 해킹)과 ‘온라인 압수수색’(원격지 압수수색)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 둘째,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정보통신사업자들과 국내 사업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합법적인 안보수사 협조에 불응할 경우 국내 사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셋째,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사실확인자료’(인터넷 접속 로그 기록 등)의 보관 의무를 위반했을 때 처벌 조항의 신설도 필요하다. 안보수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통신 자료 제공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국가보안법상 확정판결을 받은 반(反)국가단체 및 이적단체 사이트의 자동 폐쇄 및 자동 삭제 의무를 정보통신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조항도 신설해야 한다.

다섯째, ‘정보통신망법’에 인터넷상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2010년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되는 허위 불법 정보에 대한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를 보완할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여섯째,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의 국내외 안보 위해 사이트의 폐쇄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 끝으로, 산재한 복잡한 사이버 안보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제반 규정을 포괄하는 ‘사이버 안보법’을 제정할 것을 정치권에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