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메르스 … 헌혈도 뚝 끊겨 혈액수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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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5-06-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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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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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텅 빈’ 헌혈버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단체 헌혈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 안산 중앙역 헌혈버스가 텅 빈 채로 헌혈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감염과 관련 없는데도 기피
대한적십자사 “헌혈자 급감
하루 2000여명씩 빠져나가”
9일간 단체헌혈 77건 취소


‘세계 헌혈자의 날(14일)’을 사흘 앞둔 11일 오후 서울 A 헌혈의 집에는 헌혈 중인 사람이 서너 명에 불과했다. 평소 같았으면 대기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려야 했지만 이날 A 헌혈의 집은 바로 전자문진을 하고 헌혈할 수 있을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마스크를 쓴 직원이 입구 쪽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손세정제를 가리키며 손소독을 부탁했다.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일부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또 다른 B 헌혈의 집 입구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른 헌혈 협조 요청’이라는 공지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게시판에는 ‘메르스 확산으로 혈액 부족이 예상되니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헌혈 동참을 호소한다’며 헌혈을 독려하는 내용의 글이 붙어 있었다.

이곳 역시 방문자들에게 가장 먼저 손소독을 부탁했고,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용해 헌혈자의 체온을 평소보다 꼼꼼하게 체크하는 등 메르스 사태 이후 긴장된 모습이었다. 헌혈의 집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헌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하루 평균 20~30명 이상 줄었다”면서 “메르스는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헌혈과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일단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헌혈이라는 게 마음의 여유가 생겨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 같이 불안한 시기에 누가 선뜻 헌혈에 참여하려 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서 이달 학교, 군부대 등의 단체 헌혈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3일부터 현재(11일 기준)까지 학교와 기업 등 헌혈을 취소한 단체는 총 77곳에 달했다. 인원수는 총 7950명이나 됐다. 9일 집계된 일일 헌혈자 수는 총 6224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8401명)에 비해 25.9% 감소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연일 확산되면서 헌혈자 수가 크게 줄고 있다”면서 “하루 2000여 명씩 헌혈자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혈액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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