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플라티니, 이번주 출마… MJ, 강력한 라이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5 북중미 골드컵(북중미카리브해축구선수권대회) 참관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몽준(왼쪽) FIFA 명예부회장이 27일 결승전이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과 만났다. 정몽준 홈페이지

“MJ, 亞축구서 영향력 크며 FIFA 부패 비리에도 맞서”
상세하게 보도해 관심집중

플라티니, 러월드컵 組추첨서 축구 관계자들 만난 뒤 결심
회장 선거 ‘2파전’ 양상될 듯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플라티니 회장의 대항마로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을 거명했다. 이에 따라 FIFA 회장 선거는 정 명예부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격돌로 압축될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9일(한국시간) “플라티니 회장이 지난 25일 열렸던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조 추첨 행사에서 축구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뒤 FIFA 회장직 출마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플라티니 회장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전했고,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는 “30일에 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FIFA 회장 선거 후보등록 시한은 오는 10월 26일이며,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실시된다.

플라티니 회장은 유럽의 ‘반(反) 블라터’ 세력을 이끄는 인물. 그의 측근들은 6개 대륙별 축구연맹 가운데 4개 연맹 지도부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맹(53개국)은 물론 북중미카리브해(35개국), 남미(10개국)와 아시아(46개국)까지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한다는 것. 나머지 2개는 아프리카(54개국)와 오세아니아연맹(11개국)이다. 유럽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플라티니 회장이 막강한 후보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아시아 표까지 확보했다는 것은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 조기에 ‘대세론’을 퍼뜨려 승기를 잡겠다는 플라티니 회장 측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플라티니 회장은 FIFA 비리 수사의 핵심인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카타르를 적극 지지했다는 약점이 있다. 미국의 CNN은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유치 과정이 비리로 얼룩졌다는 인식이 플라티니 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 명예부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에 맞설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 명예부회장은 8월 중순 유럽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NYT는 “현대가의 억만장자인 한국의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을 비롯해 잠재적 후보들이 있다”며 정 명예부회장을 플라티니 회장의 라이벌로 지목했다. AP통신도 후보군 가운데 정 명예부회장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명했다. NYT는 특히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등은 이름과 직책만 간단히 언급하면서, 정 명예부회장은 “MJ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한국의 정치인”이라며 “아시아 축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FIFA 부회장과 집행위원을 역임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정 명예부회장이 FIFA 부패에 맞서 블라터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사실도 전했다.

NYT는 “정 명예부회장은 10여 년 전 FIFA 집행위원으로 활동할 때 연봉 공개, 월드컵 유치 과정에 대한 조사 보고서 공개 등을 블라터 회장에게 요구했다”며 “정 명예부회장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동시 선정 때도 반대했다.

정 명예부회장의 자서전에도 ‘집행위원 시절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FIFA에 크게 실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