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싸움’ 점입가경>누가 지더라도 ‘2라운드 소송전’ 갈 듯

동빈측 “1조 손실 주장
법적 해임사유 요건안돼
주총서 져도 법정선 승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앞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서 설령 패한다 해도 소송까지 진행될 것이며 소송에서도 결코 불리할 게 없다고 장담하는 데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중대 과실이 없는 상황에 경영권을 위협받을 경우 소송 사유에 해당하며 현재로는 회사에 중대한 손실을 끼친 게 없다는 것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말로 이뤄진 해임지시서나 임명장 등도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3일 롯데그룹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법리적으로 유리하다. 완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 7월 27일 신 총괄회장의 구두 임원 해임 지시가 상법상 이사는 주주총회 결의로만 가능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주총 역시 신 전 부회장 측이 이사 해임 요구안을 상정할 수는 있지만 해임 사유가 되느냐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고 1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 사업 손실 규모를 ‘은폐’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손실 규모를 법인세 및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인 에비타(EBITDA) 기준이냐, 순이익으로 볼 것이냐의 해석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앞으로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거리다.

신 총괄회장의 신 회장 해임지시서 역시 법적 효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오너의 지시서라고 해도 이사회, 주총 결의가 없다면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분쟁과 관련해 일본 체류기간 동안 일본롯데와 관련 있는 금융권까지 폭넓게 접촉하는 등 우호지지세력 다지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