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부, 접경지대 탱크배치 뒤늦게 부인 왜?

중국 국방부가 최근 북한의 준전시 상태 선포로 남북 간 일촉즉발의 군사 대결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주말, 북·중 국경지대로 탱크를 이동시켜 북한을 압박했다는 보도는 조작된 것이라고 뒤늦게 부인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북한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열병식에 군 의장대는 물론 참관단조차 파견하지 않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한 북한 달래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중국 탱크부대의 북·중 접경지역 이동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돈 것이 홍콩 언론 등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관련 사진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중국 국방부가 관련 보도가 나온 지 4일이나 지나 뒤늦게 부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진행 중이던 지난 24일 웨이보 등 SNS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탱크와 차량이 옌볜(延邊) 자치구의 옌지(延吉) 거리를 지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최근 89년식 대전차 자주포 등이 중국과 북한 간 국경 부근에 집결하고 있다며 누리꾼들의 목격담을 전했으나 중국 정부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병력 배치가 남북 간 교착 상태를 중국 측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하는 보도를 내놓았으며,일각에서는 남북 간 갈등 중재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북한 붕괴로 인한 한반도 급변사태를 대비한 것으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준 것이란 추측을 낳기도 했다.

“中당국자 靑방문 안해”

한편 정부 관계자는 지난 22일 중국 외교부 실무당국자 5명이 방한해 극비리에 청와대를 방문했으며 대북 부처 실무 라인 담당자들을 만났다는 27일 본보 보도와 관련 “중국 외교부 실무당국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하지는 않았다”며 “우리 측 대북 관련 부처 담당자들과 한꺼번에 만났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인근에서 우리 측 관계자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