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추석선물도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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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만원 와인세트 최고가
작년 6180만원 비해 반토막
1만원대 양말세트는 ‘불티’

유통업계가 추석(9월 27일) 연휴를 겨냥해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초고가 선물세트에 3300만 원짜리 고급 와인 세트가 등장했다.

하지만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가장 싼 1만 원대 양말류가 8월 말까지 이뤄진 예약 판매에서 예상외로 많이 팔려 소비심리 회복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혼란 상태’임을 반영했다.

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추석 선물세트 1위는 롯데백화점의 ‘끌로 드 부조 그랑그뤼 2010’ 등 6병으로 구성된 르로이 와인세트(위쪽 사진)로 33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추석에 6180만 원짜리 ‘샤또 무똥 로칠드 1945년’이 선보인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대폭 내려간 셈이다.

박호준 롯데백화점 식품 부문 바이어는 “30만 원대 이상 프리미엄 와인의 수요가 꾸준한 점을 볼 때 초고가 와인도 판매되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위 역시 와인으로 6세트 한정판에, 6병인 현대백화점의 ‘드멘 르로이 끌로 드 부조 그랑크뤼 07년’(2500만 원)이 차지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최고가 추석 상품은 ‘맥캘란 라리크 5’로 2700만 원이었다.

3위는 AK플라자의 ‘프랑스 1등급 2009 와인컬렉션’(1520만 원), 4위는 신세계백화점의 ‘발렌타인 40년산’(800만 원)으로 파악됐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해 650만 원에 내놓은 ‘페트뤼스 05’의 경우 3병이 팔렸다”며 “올해 추석은 경기 침체 등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초고가의 선물세트는 가급적 마케팅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5위는 갤러리아백화점의 ‘돔페리뇽 로제 외노테크 1988’샴페인(48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추석 때는 ‘퍼펙트 와인 1호’가 530만 원에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각 백화점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신장해 소비심리 회복 해석이 나오지만, 심리위축으로 소비 성향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추석 대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는 1만 원대 양말세트(아래쪽 사진)가 지난해보다 22배나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