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타이어 ‘궁합’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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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타이어, 회전저항 줄여 연비 개선
컴포트 타이어, 소음·진동차단 피로 줄여
스포티 타이어, 지면 밀착 주행성능 향상

많은 운전자가 차량 구매 시 장착된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하지만 맞는 신발을 신어야 편하고 원하는 효과도 낼 수 있듯이 타이어 역시 차와 운전자 특성에 맞춘 타이어를 갖추는 것이 좋다. 타이어는 단순히 차를 떠받치는 고무 덩어리가 아니라 차가 달리고, 멈추고, 회전하는 모든 기능을 최종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주행 시 타이어와 지면이 맞닿는 부분은 손바닥만 한 엽서 한 장 크기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면적을 통해 타이어는 자기 무게의 30배가 넘는 차를 지탱하면서 6000만~1억 번의 회전을 견딘다. 차의 성능이나 연비는 물론 사고 시 운전자의 안전과 생명까지도 일정 부분 타이어에 달린 만큼 마모된 타이어를 계속 쓰거나 저가의 불량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마찬가지로 무조건 비싸고 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도 불필요한 낭비다. 차의 성능이나 사용 목적 등에 맞는 타이어를 고르는 것이 운전의 재미는 물론 돈도 아끼고 탑승자 안전까지 지키는 지름길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연비 높은 ‘친환경(에코) 타이어’를 찾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친환경 타이어는 타이어가 회전할 때 발생하는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회전 저항이 10% 줄어들면 연비는 1∼2%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가량 저항을 줄인다면 연비가 3∼6% 높아진다는 뜻이다.

연비를 높이고 싶다면 큰 인치의 타이어를 끼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타이어의 인치가 클수록 연비는 낮게 측정된다. 휠과 타이어가 커질수록 차량 무게가 증가하는 데다 땅과 맞닿는 접지 면적도 넓어져 회전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국내 시판 중인 대표적인 친환경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앙프랑 에코를 비롯해 금호타이어 에코윙,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등이 있다. 폭스바겐 ‘캐디’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되는 넥센타이어 엔블루 프리미엄도 연비를 높인 친환경 타이어다.

안락한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나 가족과 함께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 운전자라면 ‘컴포트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 컴포트 타이어는 지면과 맞닿을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차로 전달되는 것을 줄여줘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객들이 피로를 덜 느끼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특히 주행거리가 긴 장거리 운행에서 컴포트 타이어를 활용할 경우 진가가 발휘된다.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는 저발열 고무 등의 기술을 적용해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승차감과 정숙성을 높였고,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도 컴포트 성능을 갖춘 고급 타이어다. 브리지스톤 투란자 GR-100은 3D 헬름홀츠 공진기와 다이아몬드 패턴을 타이어 내부에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최근 달리는 즐거움을 원하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일반 승용차도 터보차저 엔진 등을 적용한 차가 많아졌다. 스포츠카나 고성능 차에 비할 수는 없지만 ‘스포티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일반 승용차로도 한층 강화된 주행성능을 맛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포티 타이어는 지면과 닿는 부분이 일반 타이어보다 넓고 타이어 안쪽 및 바깥쪽 벽면인 사이드월의 길이가 짧고 단단하다.

이에 따라 지면에 착 달라붙어 핸들링과 코너링 등은 물론 제동 성능도 높아진다. 반면 스포티 타이어는 컴포트 타이어와 반대로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과 소음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는 슈퍼 GT와 르망 24시 등에 참가하며 쌓아온 기술을 적용한 벤투스 R S3를 판매하고 있고, 금호타이어도 초고성능 타이어 시리즈인 엑스타 PS91 등을 내놓았다. 브리지스톤은 F1 레이싱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포텐자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 운행 중 펑크가 나더라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신개념 타이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판매 중인 ‘런플랫 타이어’는 고무 안쪽에 구조물 등을 보강해 펑크가 나더라도 최고속도 80㎞로 최대 80㎞까지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금호타이어는 날카로운 못이나 유리 등이 타이어 바닥면을 관통할 경우 젤리 형태의 실란트 층이 손상 부위를 자동 봉합해 공기업 누출을 막는 ‘실란트 타이어’를 개발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