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면세점 大戰’ 4파전 압축… 패자는 ‘사업재편 회오리’

SK·롯데 ‘수성’에 나서
신세계·두산 ‘신규 공략’

유통 부문 대기업의 향후 진로에 풍향계가 될 ‘2차 면세점 대전’에서 4개 대기업이 한 치 양보 없는 ‘수성-쟁탈전’에 들어감에 따라 유통업계가 그 어느 때 보다 초조한 10월을 맞고 있다. 세관 당국은 이르면 10월 말∼11월 초에 서울과 부산을 포함한 4개 사업장의 신규 특허자를 선정한다.

그 결과에 따라 패자들은 사업재편의 회오리에 휘말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롯데면세점의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특허 만료에 맞춰 신청을 받은 결과, 4파전으로 압축됐다.

SK네트웍스와 롯데면세점은 기존 면세점의 특허를 재신청했다. SK네트웍스는 추가로 월드타워점까지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영업장소로 앞세워 신청했다. 면세점 사업에 새로 뛰어든 두산은 워커힐·소공점·월드타워점 3곳에, 7월에 탈락했던 신세계 역시 이들 3곳에 모두 신청했다. 이번 입찰은 특허 만료일이 워커힐(11월 16일), 소공점(12월 22일), 월드타워점(12월 31일)별로 모두 달라 한 기업에서 복수로 신청이 가능했다.

면세점 업계의 강자인 롯데면세점은 경영권 분쟁의 영향으로 2곳 모두를 놓치거나 1곳만 놓친다 해도 타격이 불가피해 그룹 차원의 수성전에 돌입했다. 두 곳 면세점 매출이 2조6000억 원에 달할 정도여서, 이번에 패한다면 그룹 전체의 수익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서울시 중구, 종로구와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고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생을 표방하는 등 분주하다.

롯데에 뒤지지 않는 유통 강자로 자부하면서도 정작 서울 시내면세점과는 인연이 없던 신세계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앞서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을 놓칠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이유다. 외환위기 직후 전통의 식품 사업을 매각하며 중공업에 특화했던 두산도 랜드마크인 두산타워를 앞세워 다시 사업 다각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탈락한 기업들은 사업 방향을 원점에서부터 점검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조직·인적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