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게이트>국내 구매자, 美서도 손배訴 검토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사태에 관한 국내 소비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제기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 소속 하종선 변호사는 5일 “일단은 우리나라 안에서 소송을 제기해도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에서 중복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향을 추후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악의를 품고 비난받을 만한 불법 행위를 한 경우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에게 징벌을 가할 목적으로 부과하는 손해배상을 말한다. 현재까지 우리 민사 법률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개념이 도입돼 있지 않다. 하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은 중복적으로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문제는 좀 더 생각해 본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조작 사태와 관련한 국내 소송의 참가자 수도 수백 명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청구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수십억 원대 소송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하 변호사는 “지난달 첫 소송을 제기한 이후 문의가 이어졌고 현재까지 총 250여 명이 소송을 희망하며 서류를 냈다”며 “이 가운데 준비를 마친 수십 명은 6일 소송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른 측은 폭스바겐 소송을 제기한 의뢰인들에게 성공보수 10%를 제안했다. 현재 1인당 5000만 원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전액 승소한다면 1인당 500만 원이다. 참여 인원이 수백 명으로 늘어날 경우 수십억 원의 보수를 받게 된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