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입 사례…일본, 공동생산으로 기술 확보 ‘실속’

한국처럼 전투기 소요가 많은 데다 2013년 말 전투기 도입을 결정한 브라질과 인도 등은 대부분 핵심 기술을 이전받아 자국 내 조립생산을 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F-35 42대 도입을 결정하면서 이 중 38대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부품 개발 권리도 미국으로부터 얻어냈다. 한국형전투기(KF-X) 사업과 대비되는 성공사례들이다.

◇F-35 도입 실속 차린 일본, 쭉정이 한국 = 록히드마틴은 2013년 일본 미쓰비시와 F-35 최종조립공장 및 정비창(FACO)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의 FACO는 이탈리아에 이어 2번째로 미국 영토 밖에 있는 F-35 생산 시설이자 정비창이다. 일본은 F-35를 운영하면서 한국·호주 등 아시아 국가들이 도입할 F-35 창정비 등 유지보수비용과 관련해 막대한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군사전문가들은 절충교역을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기술이전을 받은 나라로 일본을 꼽고 있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은 1954년부터 40여 년간 F-86F에서 F-15J에 이르기까지 직구입가의 2∼3배를 주고 라이선스생산을 하면서 항공기술을 착실히 축적, 핵심 기술능력을 확보해왔다”고 밝혔다.

일본은 1970년 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록히드마틴의 기술협력으로 생산한 T-50 고등훈련기급인 T-2를 자체생산했고, 이를 발판으로 2000년 10월 미국의 F-16을 기반으로 한 F-2 자체생산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F-2는 껍데기만 F-16일 뿐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뛰어난 선회능력, 자체 개발한 화기관제 레이더 및 항법장치, 통합전자전 시스템을 갖춰 미국의 F-16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브라질과 인도의 상반된 전투기 도입방식 = 브라질은 스웨덴 샤브사의 그리펜 NG 36대를 도입하면서 100% 기술이전을 약속받고 자국에서 조립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 정부가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프랑스 다소의 라팔, 미국 보잉의 FA-18 슈퍼호넷을 제쳐 두고 기술을 100% 이전해주겠다는 샤브 측을 선택한 것은 전투기 생산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투기 성능’보다 ‘기술이전’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인도는 프랑스와 라팔 126대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 중 108대를 자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는 AESA 레이더와 소스코드 제공은 물론이고 전자전시스템 전반을 자국의 필요에 맞춰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전투기 개발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