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 北 서술’ 기준>北 주체사상 ‘독재체제 도구’ 밝히고 인권 실태 낱낱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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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검정교과서 보면
“우리식 사회주의 강조
조선 민족 제일주의로”
북한 주장 버젓이 게재

주체사상, 김일성 우상화
자주노선, 체제 유지 전략
사실 전달안해 수정명령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기준을 통해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검정교과서에서 북의 주체사상과 자주 노선을 그대로 소개함으로써 좌편향 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검정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829건의 수정 보완을 지시하고 41건에 대해 수정명령을 내렸다.

출판사 측은 책을 판매하기 위해 교육부 명령을 받아들여 일부 수정했으나, 집필자들은 이에 불복해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교육부와 국편은 향후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교과서 편찬 기준에 북한 체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내용을 적시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실상 제대로 알도록” = 교육부 관계자는 “새 역사교과서에는 북한 사회의 변화와 오늘날의 실상을 살펴보고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 사이에서 전개된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탐구하도록 성취 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고, 오늘날 북한 정권의 세습 체제 및 경제 정책의 실패, 국제적 고립에 따른 체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등을 서술하는 것을 편찬 기준으로 삼는다. 남북 회담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7·4 공동 성명,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 남북 기본 합의서, 6·15 남북 공동 선언 등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한다.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한 과제와 문화적·심리적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통합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편찬 기준에 포함된다. 특히 북한 자료를 이용할 때는 체제 선전용 자료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어떤 것들이 문제 됐기에 = 검정 고교 한국사 교과서 중 금성출판사, 두산동아(현재 동아출판), 천재교육 등은 북한이 내세우는 ‘주체사상’ ‘조선민족제일주의’ ‘자주노선’ 등의 선전 문구를 별도의 인용 부호나 부연 설명 없이 교과서에 그대로 수록함으로써 교육부로부터 수정명령을 받았다. 주체사상이 김일성의 우상화에 정치적으로 이용됐고 자주노선이 대내 통합을 위한 체제 유지 전략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제외돼, 자칫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갖게 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성출판사는 407쪽 ‘더 알아보기’ 항목에 북한이 주장하는 ‘주체사상의 성립과 그 역할’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기술해 지적을 받았다. “북한 학계에서는 주체사상을 ‘사람 중심의 세계관이고 인민 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 사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수정명령 이후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을 추가했다.

두산동아는 315쪽에서 ‘김정일,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다’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이에 북한은 주체사상에 토대를 둔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본적인 힘으로 ‘조선 민족 제일주의’를 내세웠다”고 기술하면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게재했다. 수정명령을 받은 후에 단원 말미에 ‘3대 권력세습’과 ‘핵무기 개발’ 등을 서술했다.

신선종·이용권 기자 hanuli@munhwa.com